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등 자회사를 포함한 당기순이익이 1조508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6년보다 30%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 가운데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3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0% 증가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주목했다. 일회성 영업외손실 등을 제외하면 기대 이상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4분기 연결 순이익은 2558억원으로 당사 전망치 (2597억원)와 비슷한 수준이고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전망치를 12.3% 웃돌았다"며 "600억원의 일회성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점을 감안해 기대수준 이상의 실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순이자마진(NIM)의 상승 추세도 유효하다고 봤다. 기업은행의 4분기 NIM은 1.93%를 기록, 전분기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4개 분기 연속 상승한 이후 하락했지만 내년 1분기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NIM 하락은 카드 운용수익률 하락과 중금채 조달금리 상승, 전분기 미수이자 인식효과 소멸에 기인한 것"이라며 "다른 은행 지주사들의 NIM 개선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기회복이 이어지면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인상에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43%과 1.36%까지 하락했다"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대출 심사 강화로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우려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원 연구원은 "올해부터 가계부문 대출이 쉽지 않아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이 기업은행에는 수혜가 될 것"이라며 "경쟁사보다 기업 중심 대출 성장이 수월해 자산건전성 개선과 함께 이익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은행이 올해 사상최대 수준의 실적을 경신하고, 주가도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NH투자증권과 현대차투자증권은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각각 2만3000원, 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보다 각각 30%, 8% 올려잡은 것이다.
김진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이익(순이자이익 + 순수수료이익)의 양호한 성장과 자선건전성 개선에 힘입어 올해 이익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이익추정치를 8~11% 상향한다"고 말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 호조세가 지속된다면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은행의 시가배당수익률은 3.8%로 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며 "시가배당수익률, 이익안정 추세를 감안하면 기업은행의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2배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1시7분 현재 기업은행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50원(3.5%) 오른 1만6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