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입장 때 강추위에도 50분간 맹렬 춤사위…누리꾼 사이서 폭발적인 화제
개회식 열정의 댄스 자원봉사자들 "감사·특별·뿌듯"
개회식 열정의 댄스 자원봉사자들 "감사·특별·뿌듯"
인류 평화를 주제로 '저비용 고감동'의 새로운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주목을 받는 주인공이 따로 있다.

각국 선수단이 국기를 세우고 입장할 때 '무한 댄스'로 무대를 달군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그리스부터 남북 공동입장한 '코리아'까지 91개 나라가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차례로 입장한 50분간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열정의 춤사위를 벌여 누리꾼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 등에서 검색어 '무한 댄스'를 치면 이들의 지칠 줄 모르는 춤을 다시 감상할 수 있다.

70명의 자원봉사자는 머리에 이번 대회 마스코트인 수호랑 털모자를 쓰고 자원봉사자 복장을 착용한 뒤 올림픽 오륜기가 새겨진 중앙 무대를 빙 둘러서 댄스 음악에 맞춰 팔과 허리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화끈한 열정을 선사한 이들이 색다른 감동을 줬다는 칭찬이 뒤따랐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올림픽 개·폐회식 팀 소속인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딱 열흘간 연습하고 개회식 무대에 섰다.

실제 개회식 때처럼 50분간 쉬지 않고 몸을 불사른 게 모의 개회식을 포함해 4차례다.

개회식 안무가들의 권유로 정해진 율동 중간에 춘 프리스타일 댄스, 이른바 '막춤' 연습까지 보태면 열흘간 그야말로 쉬지 않고 춤을 췄다.

11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자원봉사자 3명은 "팔도 허리도 아프지만 성대한 올림픽 개회식 무대에 설 수 있어 감사했다"면서 "특별한 자리인 만큼 사명감으로 공연에 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개회식 열정의 댄스 자원봉사자들 "감사·특별·뿌듯"
이지원(20) 씨는 "전에 추운 날이 많았기에 막상 개회식 땐 춥지 않았다"면서 "춤과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개회식에서 율동을 선보인다고 했을 땐 많이 부끄러웠지만, 다 같이 춤추다 보니 익숙해지고 뻔뻔해졌다"고 했다.

그는 "아이돌 그룹도 춤을 춰봐야 4분을 추는데 우리는 50분간 췄다"면서 "동작은 쉬워도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춤이라 여러 번 연습해서 힘을 분배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연습할 때엔 큰 사명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막상 개회식 당일이 되니 선수와 관객에게 특별한 자리라고 느껴 사명감으로 춤을 췄다"면서 "이후 근육량이 많이 늘어났다"고 웃었다.
개회식 열정의 댄스 자원봉사자들 "감사·특별·뿌듯"
김준영(21) 씨는 "개회식 공연을 마친 뒤 외투까지 땀에 젖어 힘들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선수들이 입장할 때 휴대전화로 우리를 동영상으로 찍고 손도 흔들며 반응이 좋았다"면서 "다만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김 씨는 "개회식이라는 성대한 무대에 설 수 있어 감사한 일이었다"면서 "지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댓글을 달고, 여러 사람 사이에 우리의 공연 얘기가 퍼지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춤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는 둘과 달리 윤예람(20) 씨는 "춤추고 노는 걸 좋아했는데 개회식에서 율동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웃었다.

원래 선수단의 관중석 이동을 돕는 보직이었다가 환영 댄스 공연팀으로 옮긴 윤 씨는 "연습할 때엔 눈보라와 강풍이 몰아치는 데 아무도 없어서 힘들었지만, 개회식에선 선수들은 물론 관중도 환호하니까 힘든 걸 몰랐다"며 "끝나고 나서 땀 범벅이 됐다"고 했다.

윤 씨는 "'처음에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이게 자원봉사자의 일인가?'"란 생각이 들었지만, 춤으로 추면서 전 세계 선수들과 함께할 기회가 생겨 좋았고, 올림픽 무대를 열어서 뿌듯했다"며 땀으로 얻은 보람에 만족스러워했다.

개회식 '열정의 댄스'에 몸 바친 개·폐회식 재원봉사자 70명은 이틀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12일 복귀해 이제는 폐회식을 준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