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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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지 않는다. 세탁기도 건조기도 호스도 꽝꽝 얼어버렸다.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추위에 집집마다 빨래 전쟁이 따로 없다.

주말에 집안 일을 몰아서 해야하는 맞벌이 부부라면 비상이다. 강추위에 쌓여있는 빨래들.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등과 같은 공동주택이라면 빨래를 안하는 게 상책이다. 공동주택은 고층부터 저층까지 배관을 함께 쓴다. 우리집의 세탁기와 배관은 얼지 않았더라도 지면과 가까운 저층 가구들의 배관은 얼어있을 수 있어서다.

공동 배관이 얼어 있다면 저층 세대로 물이 역류할 수 있다. 관리사무소나 1층 세대에 배수 여부를 물어보는 배려와 지혜가 필요하다.

설령 문제가 없더라도 기온이 떨어지는 밤시간은 피하는 게 좋다. 배관이나 세탁기에 문제가 없다면 찬물 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빨래를 하는 편이 좋다. 고층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물이 빠져 배관을 내려가는 동안 중간에 얼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빨래는 '빨래방'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실제 주말에 빨래방은 대목을 맞고 있다. 공동주택이 몰려 이는 곳들은 대기시간은 2~3시간을 훌쩍 넘고 있다.

공동주택이 아니고 배수에 문제가 없는데, 세탁기만 안 돌아가는 게 확실하다면 가장 쉬운 해결방법은 '전화하기'다. 가전회사의 서비스센터에서 안내해주는대로 하면 되지만, 대부분 내용은 "얼어있는 곳을 찾아내 녹이세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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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기 전에 스스로 찾아내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세탁기가 얼어있을 수 있는 부분은 크게 3곳이다. 통이 돌아가는 '세탁조', 물이 빠지는 '호스', 문과의 '접합부분' 등이다. 우선 주전자에 따뜻한 물을 준비해 '호스'나 '세탁조'에 부어서 녹여 본다.

문이 열리지 않거나 따뜻한 물이 어렵다면 헤어드라이기를 이용한다. 온풍으로 녹여주는 수고를 하면서 세탁기가 작동되는지 체크해주면 된다. 드럼세탁기의 경우 사용 후에 문을 열어두는 편이 좋다. 세탁 후의 냄새와 습기가 제거되고, 접합부분의 결빙을 최소화할 수 있다.

건조기에서 얼 수 있는 부분은 '호스'와 '물통'이다. 마찬가지로 따뜻한 물이나 온풍으로 녹여주면 된다. 녹인 다음에는 시간이 좀 지난 뒤 작동을 시도해 본다. 물통은 세탁물을 건조한 다음에 고이게 된다. 다음 건조기 사용을 위해서는 물통을 비워놓는 편이 좋다.

세탁기가 말썽일 때가 있다. 하지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전자제품'과 '물'은 애당초 조합이 맞지 않는다. 감전의 위험 때문이다. 위험을 기술로 극복한 대표적인 전자제품이 세탁기다.

겨울 강가에서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빨래하는 아낙들의 풍경. 물을 데워서 화장실에서 손빨래를 했던 풍경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었다. 겨울빨래는 오롯이 어머니와 할머니만들이 감당했던 '노동과 고생의 몫'이었다.

이제는 가족 누구든 빨래방에 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다림의 몫' 만으로 빨래가 가능해졌다. 춥고 지루한 겨울이지만, 마음만은 즐겁게 가족과 겨울빨래를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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