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300살 모과나무가 반기는 강천산, 섬진강의 시간은 느릿느릿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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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의 고장 순창
전북 순창 으로 떠나는 겨울 가족여행
고추장처럼 깊은 순창의 맛...읍내 골목길서 '추억 소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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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처럼 깊은 순창의 맛...읍내 골목길서 '추억 소환'도
산수화 같은 병풍폭포와 강천사
강천산은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숲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어 아이들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도 편해 누구나 눈부신 숲을 즐기기 좋다.
강천산군립공원 매표소를 지나면 시원한 공기에 절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청량한 공기에 폐 속 구석구석이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겨울이 되면 강천산은 흰 눈을 뒤집어쓴다. 용이 꼬리치듯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용천산이라 부르던 강천산은 산세가 수려하다. 트레킹 코스로는 매표소에서 병풍폭포, 강천사, 현수교(구름다리), 구장군폭포까지 갔다 오면 충분하다. 왕복 5㎞에 2시간 정도 걸리는 맨발 산책로 코스다.
병풍폭포를 지나 좀 더 걸으면 자그마한 사찰이 보인다. 고창 선운사의 말사로, 도선국사가 창건한 강천사다. 대웅전 앞뜰의 5층 석탑은 고려시대에 조성한 것인데, 6·25전쟁 때 사찰 건물이 전소되면서 탑 일부가 부서진 흔적이 있다. 절 앞 돌다리를 건너면 삼인대가 나온다. 순창군수 충암 김정, 담양부사 눌재 박상, 무안현감 석헌 류옥이 폐비 신씨(조선 연산군의 왕비) 복위를 청원하는 상소를 올리기로 맹세한 장소다. 강천사 근처에 수령 300년 된 모과나무가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모과나무인데 모과철이면 지금도 풍성하게 모과를 생산한다.
심장까지 짜릿하게 만드는 현수교
강천사를 지나고 나면 강천산의 명물 현수교가 보인다. 절을 지나 첫 번째 나오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오른편에 현수교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여기서 현수교 쪽으로 올라가도 좋고, 구장군폭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현수교를 건너도 좋다. 겨울에는 길들이 얼어붙기 쉬워서 등반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인기 높은 장 만들기 체험
강천산에서 나와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로 이동하는 중에 메타세쿼이아길을 만난다. 차를 세우고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몇 군데 있다. 메타세쿼이아길 중간쯤 구룡교차로에서 월곡 방향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최근에 개장한 순창군승마장이다. 군민이 정기적으로 승마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객을 위한 체험 승마도 운영한다.
최근 1~2년 사이 순창 읍내에 ‘금산여관’ ‘방랑싸롱’ ‘일우당’ ‘순창농부의부엌’ 등이 생기면서 이곳을 찾는 젊은 여행자가 늘고 있다. 여행자끼리 소통하고,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지며,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읍내 골목을 거니는 느긋한 여행을 즐긴다.
섬진강 상류에 속하는 동계면 장군목유원지는 오랜 세월 물이 빚은 바위 조각이 마치 예술품 같다. 남자의 식스 팩처럼 울룩불룩한 바위, 여인의 엉덩이처럼 펑퍼짐한 바위, 원통으로 깊이 파인 요강바위…. 바위에 부딪힌 물길이 구불구불 흘러가는 것을 보노라면 시간조차 느리게 가는 듯하다. 장군목유원지 역시 섬진강자전거길 구간이다. 순창으로 떠나는 겨울 여행은 섬진강, 고추장, 로컬 푸드와 지역 문화를 고루 만나고 체험하는 휴식 같은 여행이다.
여행정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강천산→강천산 메타세쿼이아길→순창군승마장→발효소스토굴→순창장류박물관, 순창옹기체험관→향가유원지
둘째 날 순창농부의부엌→방랑싸롱→예향천리마실길→장군목유원지
회문산 자연휴양림은 깔끔하고 저렴하다. 다만 주말에는 예약이 밀려 있다. 굿스테이인 S모텔이나 그린나래펜텔도 좋다. 산야초 비빔밥이 맛있는 순창농부의부엌은 이미 관광객에게 맛집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순흥즉석순두부가든은 순두부백반이 맛있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내 순창장류체험관에서는 전통 고추장을 담그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고추장 체험은 약 40분 걸리며 고추장·인절미·튀밥·장류 요리 등 네 가지를 체험하려면 1시간40분~2시간 걸린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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