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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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모중개 전문증권사 등 혁신 모험자본 육성에 나선다. 주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을 유도하고, 코스닥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춰 코스닥 기업들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1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그간 성장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는 형태였지만, 미국 나스닥 시장을 참고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했다"며 "대규모 시설투자가 들어가는 항공산업 등 자본잠식이 발생하는 업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잠식 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계속사업이익이 있을 것', '자본잠식이 없을 것'과 같은 상장 요건을 폐지했다. 미국 나스닥 시장처럼 세전이익 시가총액 자기자본 등 하나의 요건만 충족하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단독 상장요건도 신설한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으로 비상장 외감대상 기업 중 2800개가 잠재적 상장대상으로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몸집 확대뿐 아니라 기관 참여를 유도할 방안도 내놨다. 코스닥 시장의 개인투자자 참여는 90%(2016년)에 달하는 반면 기관 참여는 고작 4%정도다.

국내 연기금의 코스닥 차익거래 시 증권거래서(0.3%)를 면제하고, 기금운용평가지침에 '운용상품 집중도 배점(현행 5점)을 확대한다. '코스닥 투자형' 위탁운영 유형 신설도 권고한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는 상반기 중 기금운용평가지침을 개선할 예정이다.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지수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초 코스피와 코스닥을 종합한 'KRX300'지수를 발표한다. 유가증권시장 232개, 코스닥시장 68개로 구성되는 지수로 9개 업종으로 편입 종목을 고르게 배분한 것이 특징이다. KRX300지수를 활용한 ETF 등 다양한 상품 출시도 유도할 계획이다.

◆ 시장 진입 규제 완화로 민간 시장중심 모험자본 생태계 '구축'

정부는 시장 진입 규제를 완화해 모험자본 플레이어 육성에 나선다. 사모중개 전문증권사 제도를 신설한다. 코스닥뿐 아니라 코넥스와 비상장주식을 중개할 수 있도록 사모중개 전문증권사를 등록제로 전환한다. 자본금 요건도 대폭 완화해 참여를 늘릴 방침이다.

기존의 중기특화증권사 역량도 제고한다. 증권사가 기업 지분을 5% 초과해 보유해도 장기 투자 시 주식집중 보유에 따른 위험액 가산을 면제한다. 이들 증권사가 트렉레코드(운용실적)를 쌓을 수 있도록 전용 펀드를 80억원에서 13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중기특화증권사에 대해 증권금융이 기관운영자금 대출 한도 및 담보증권을 확대하는 혜택도 마련했다.

PEF진입 및 운용 규제도 개선한다. 창업투자회사의 창업 및 벤처 PEF 설립을 허용한다. PEF 투자 자산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유사속성을 지닌 금융상품(전환우선주 등)도 투자 가능자산에 포함된다.

박 국장은 "시장에서 제일 반응이 좋았던 제도로 창투회사에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며 "벤처생태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금융투자업계를 독려해 코스닥 기업 분석 활성화에도 나선다. 금융투자협회는 코스닥·K-OTC 거래기업 보고서 발간을 지원하고,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기업 보고서 활성화를 돕는다.

금융위는 올 연말까지 보고서로 다뤄지는 코스닥 기업 수를 1200개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16년 기준 보고서로 다뤄진 코스닥 기업은 591개(상장기업 수 1150개)로 전체 상장기업의 절반에 불과하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