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김정은 신년사에 다른 의도 있을 수도… 경각심 가져야"

민주평통 초청 강연…"유화 제스처로 주변국 마찰 일으킬 가능성"
"연합사, 주한미군 기지 이전 이후 용산 국방부 구역에 남을 것"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북한이 펼치는 대남 유화 제스처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일 수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서울사이버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초청 강연에서 "김정은의 신년사 이후 북한이 유화적 제스처를 펼쳐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보지만, 제가 보기에 이를 너무 긍정적으로 보며 안심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유화 제스처)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늦추면 안된다"며 "북한이 유화 제스처를 하며 주변국들의 마찰을 일으키기를 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을 다섯 손가락에 비유하고 "북한은 다섯 손가락이 서로 붙지 않고 떨어져 있기를 원한다"며 "북한은 자국을 둘러싼 국가들의 결집을 막고 균열을 야기하는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그런 전략을 펼친다면 이에 대응해 다섯 손가락을 붙여 꽉 주먹을 쥠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유화 제스처를 해도 제 임무에는 변화가 없다"며 "저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묵묵히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며 유사시 군사력을 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북한의 유화 제스처가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은 계속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군사적 대응 방안을 광범위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한미 수뇌부가 많은 옵션을 두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부연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다음 달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거론하고 "한국은 이런 행사를 품격 있게 성공적으로 치르는 만큼 평창올림픽도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는 매일 함께 전진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세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한미간 유대에 어떤 공간도 만들지 않으며 외부의 균열 노력이 절대로 성공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미 군은 매년 몇 차례 대규모 훈련을 하는데 이는 한미연합사령부의 대비태세와 능력 향상을 위한 정기적인 훈련"이라며 "이를 통해 외부의 어떤 공격도 억제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능력을 발전시키고 억제가 실패할 경우 전쟁에 돌입해 이길 태세를 갖출 수 있다"고 역설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를 주한미군 기지 이전 이후 용산 국방부 구역에 둘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는 평택에 있는 한국이 구축해준 훌륭한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고 주한미군사령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8군사령부는 이미 이전을 완료했다"며 "올해 말에는 주한미군사령부 본청도 평택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연합사령부의 경우 본부는 서울에 잔류할 것"이라며 "한국 국방부와 합참이 있는 국방부 구역 안에 함께 있음으로써 한미동맹의 군사적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에 맞춰 한미연합사령부를 합참에 두는 방안을 추진하는 반면, 미국측은 연합사의 용산기지 잔류를 희망해 양측이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스 사령관은 "기지 이전이 진행되는 중에도 한미동맹에는 어떤 일말의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수행해온 임무에 계속 매진할 것이며 한미동맹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어떤 모험이나 추가 도발을 모의하기 전에 강력한 한미연합사령부가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며 "서툰 짓을 할 경우 한미연합사령부의 강한 능력에 직면해 패배를 맛볼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