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회담 제의 일문일답…"北 역제안도 긍정 검토"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오고 있어…남북 현안 함께 논의 기회마련 소망"
조명균 "국민 공감할 방향·범위 내에서 남북회담 추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북측에 제의하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에서, 그런 범위 내에서 회담을 잘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가진 회견에서 오는 9일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회담을 하자고 북측에 제안하며 "북측이 남북 대화, 당국간 대화를 제의해오고 이런 것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우려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회담이 이뤄지면 일차적으로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 논의에 집중하겠지만 양측의 상호관심사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회담 날짜와 장소를 역제안할 경우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장관과의 일문일답.

-- 이번 제의에 북한 측과 사전 교감 있었나.

▲ 북측과 저희가 '어떤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다.

어제 북측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 우리 측 수석대표는 청와대와 통일부 중 어디서 나가나.

급은 어느 정도인가.

▲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으로 약간은 좀 오픈해 놓은 상태다.

북측에서 또 나름대로 입장을 밝혀 올 것이고 가능하다면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서 (평창올림픽 북측) 대표단 구성 등을 협의해 나갔으면 한다.

-- 체육회담 같은 방식도 있을 텐데 고위급 회담 제의 배경은.
▲ 일단은 남북당국회담이 개최가 된다면 아무래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나 시기적으로 보나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측 참가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해 나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남북대화가 상당히 오랜 기간 단절됐었고 또 북측도 어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당국이 서로 마주 앉게 된다면 여러 가지 상호 관심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또 북측 김정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남북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 있다.

' 이렇게 제의를 했기 때문에 그런 걸 감안해서 일단 남북당국회담, 고위급 당국회담으로 했다.

-- 미국과 사전협의는.
▲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오고 있고 오늘 지금 우리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당국회담을 제의한 것과 관련해서도 긴밀하게 협의를 해오고 있다
-- 오늘 오전에 판문점 채널을 통한 우리 측 연락에 북측 응답이 없었다.

오후에는 긍정적 반응이 있을까.

▲ 가급적 빨리 (판문점 연락채널이) 복구가 됐으면 하지만 북측의 반응은 좀 기다려봐야 될 것 같다.

-- 회담이 열리면 의제는 평창올림픽 참가에 한정되나.

남북간 모든 현안이 다 논의될 수 있나.

▲ 남북 대화가 아주 장기간 동안 열리지 않다가 열리는 만큼 여러 가지 남북 간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 소망스럽겠지만 일차적으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측 대표단 참가하는 문제와 관련된 것을 논의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해서 남북대화 재개라든가 남북관계 복원 이런 문제들로 계속 이어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북측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제와 관련해서는 지금 현 단계에서 미리 예단해서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아직 좀 이르다고 본다.

-- 북한이 다른 날짜와 장소를 역제안을 해온다면.
▲(앞서) 시기, 장소, 형식 등에 관련해 우리 정부는 열린 입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북측이 또 북측 나름대로 편리하다고 생각되는 그런 시기, 장소, 형식을 제안해 온다면 우리로서는 좀 긍정적인 입장에서 검토를 해나가게 될 것이다.

-- 한미군사훈련과 전략자산 순환배치 중단이 북한이 내건 대화의 조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 북측도 여러 가지 회담에 나오는 그런 의도나 목적이 있을 것이다.

기타 양측이 서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과 관련해서도 가능하다면 논의를 해나가겠지만 일단 평창올림픽 북측 대표단 참가에 집중하고 또 거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 집중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러한 북측이 이제 남북대화,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해 오고 이런 것과 관련해서 좀 저희가 여러 가지 우려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되는데, 정부로서는 그런 측면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그리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방향에서, 그런 범위 내에서 저희가 회담을 잘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이번 제의와 관련해 북측과 비공식 또는 비공개 접촉도 없었나.

▲ 어제 북측에서 신년사를 통해서 제안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당국 차원에서도 이것과 관련된 구체적인 어떤 협의, 비공식적으로라도 그런 것은 없었다.

-- 비핵화도 회담 의제에 포함되나.

▲ 지금 상황의 북한 핵문제, 한반도 핵문제의 엄중성을 감안할 때 일단 남북 당국 간에 마주 앉게 된다면 상당히 여러 가지 서로 관심사항에 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북측에다가 제기해야 될 사항들은 북측에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이 정도 말씀드리겠다.

-- (올 봄) 한미군사훈련 연기는 미국과 확실히 조율된 후 회담 제의가 이뤄진 것인가.

▲ 한미군사훈련을 평창올림픽 계기에 연계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번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 이상으로 현 단계에서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

앞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한미 군사당국간에 결정하게 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