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사회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경영 방향이다."(구본준 LG부회장)
2018년 무술년(戊戌年). 대기업들의 올해 신년사에는 예년과는 다르게 정치인들의 신년사에 등장할 법한 '국민', '사회', '사랑' 등이 언급됐다.
2일 시무식과 함께 발표되는 대기업의 신년사에는 주로 성과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목표와 마음가짐 등이 담겼다. 매출액이나 글로벌 몇위 안에 들자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언급돼 조직원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로 삼기도 했다.
올해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에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지만, 동시에 변화도 감지된다. 국민·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자는 다소 추상적인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국민들의 분노를 샀던 정경유착과 일부 기업들의 갑질행태, 이로 인한 신뢰도 추락 등 사회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인공지능)와 같은 '기술'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사람'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인 삼성전자는 기술의 중요성과 조직문화와 함께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강조했다. 김기남 사장은 신년사에서 기업의 3가지 목표로 △미래를 창조하는 초일류 기술 회사 △ 지속 성장 가능한 조직문화 창출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회사를 제시했다.
구본준 LG 부회장 또한 '사람'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자"며 "LG는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앞으로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한층 더 앞서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부회장이 제시한 네 가지 경영 방향은 △근본적인 R&D 혁신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 확보 △ 사업 방식의 철저한 변화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업 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주변과 항상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존경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며 상생경영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고객과 주주, 파트너사와 지역 사회 등 주변 공동체와 함께 소통하며 더 큰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경영투명성을 갖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경영 활동을 하는 기업이 되자"고 밝혔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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