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100만인 서명운동·청원운동…개신교 개별단체들도 반대 목소리
종교계, 낙태죄 폐지 반대 확산 나서
청와대 청원 등으로 점화된 낙태죄 폐지 논란과 관련 종교계 내에서 폐지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낙태죄 폐지에 가장 강하게 반대하며 적극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는 곳은 천주교다.

천주교는 "낙태는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유아 살해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아의 생명이 침해당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내달 3일부터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하고 지난 28일 전국 16개 교구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주교회의는 홈페이지에 올린 서명운동 안내서에서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과 낙태죄 위헌 심사 등을 언급하면서 "낙태를 법적으로 허용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생명을 위협하고 죽음의 문화를 조장하는 긴급한 상황에 맞서 절박한 마음으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서명운동을 펼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천주교가 낙태와 관련해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2년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형법 개정 움직임에 반대하며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해 100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

천주교는 우선 내달 3일부터 전국 교구에서 주일 미사 때마다 서명운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내달 4일에는 서명운동을 교회뿐만 아니라 대사회적으로 전개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천주교는 이와 함께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낙태죄 폐지 반대 청원을 올리고, 애플리케이션과 QR코드 등을 활용한 청원 동참 방법을 신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태아 살리기 100일 기도와 생명을 위한 묵주기도 100만단 바치기 등 낙태죄 폐지 반대 기도운동도 펼치고 있다.

개신교는 범 교단 차원은 아니지만, 개별단체별로 낙태죄 폐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지난 7일 낙태죄 폐지 청원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8일 낙태죄 폐지 청원과 관련한 청와대 답변에 대해 "반생명적 관점을 담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입장문에서 "모자보건법이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형법상의 낙태죄 처벌 조항은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유일한 법적 안전장치"라며"이 안전장치마저 제거하면 우리나라 법률의 어떤 조항에서도 태아의 생명권은 보호받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낙태죄 폐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다른 기독교 및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