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신임 한국무역협회장이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활동계획에 관해 말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sshin@hankyung.com
김영주 신임 한국무역협회장이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활동계획에 관해 말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sshin@hankyung.com
“정부, 무역업계와 함께 신(新)보호주의 파고에 적극 대처하겠습니다.”

김영주 신임 한국무역협회 회장(67·사진)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에 호혜적인 구조임에도 현안이 돼 재협상 과정에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열린 한국무역협회 임시총회에서 제29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회장은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보, 대통령 경제정책수석비서관, 국무조정실장,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2007~2008년 산업자원부 장관 재임 시에는 한·미 FTA 국회비준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산업계의 목소리와 기업의 요구를 협정에 반영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 FTA 재협상,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통상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무역업계 수장으로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 회장은 한·미 FTA가 타결된 이후 한국과 미국의 교역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무역흑자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도 미국 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보다 3배 이상 많았다는 설명이다. 재협상 방향과 관련, 김 회장은 “기본은 호혜 구조를 갖추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의견이나 이해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이 있는 협상인 만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협력해 좋은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국내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국익을 중심에 놓고 새로운 무역장벽을 구축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통상 마찰이 점증하고 있다”며 “무역협회가 갖춘 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민간 차원에서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국내 소비시장은 한계에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아 ‘경제 영토’를 세계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원사의 수출 지역이 인도, 베트남, 아세안 등으로 다변화할 수 있도록 ‘넥스트 차이나 전략’도 모색할 예정이다.

30년의 공직 경험을 활용해 7만 개 회원사와 정부, 국회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정부와 국회, 기업 간 소통을 강화해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