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치로 18.9% 늘어난 것은 일회성 요인 때문

지난 3분기 전업계 카드사들의 순익이 크게 줄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하나, 우리, 롯데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의 3분기까지 순이익은 1조8천3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1% 늘었다.

그러나 3분기만 놓고 보면 8개 카드사의 순익은 4천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줄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8개 카드사 중 7개 카드사의 실적이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나빠졌다.

특히 롯데카드는 3분기에만 267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약 400억원에 이르는 일회성 평가손실이 반영돼 3분기에 손실이 낫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1천495억원의 순익을 올려 15.7% 줄었다.

2∼3위인 삼성카드(918억원)와 KB(804억원)도 각각 6.3%, 2.1% 줄어들었다.

우리카드도 195억원으로 38.1% 줄었고 현대카드(511억원)와 비씨카드(318억원)도 각각 12.9%, 22.1% 감소했다.

하나카드는 8.2% 증가한 224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이처럼 실적이 나빠진 것에 대해 카드업계에서는 지난 8월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적용됐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점진적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난 8월부터 평균 2% 내외인 연 매출 3억∼5억원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3%로 약 0.7%포인트 낮췄고 연 매출이 2억∼3억원인 가맹점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연간 약 3천500억원 안팎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누적실적도 지난해보다 좋아 보이지만 신한카드가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그룹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약 3천억원에 이르는 대손충당금이 순익으로 잡히는 등 일회성 요인이 크고 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카드업계가 우울한 것은 전망도 나빠서다.

조만간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도 올라가 카드사의 조달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27.9%에서 24%로 낮아질 예정이어서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금리는 전반적으로 낮춰야 한다.

카드사는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빌려줘서 수익을 올리는데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이자수익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위가 내년 하반기에 원가분석을 거쳐 새로 수수료를 산정하기로 해 한 번 더 가맹점 수수료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3부기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실적이 더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카드업 관련 경영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