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7~8일)을 이틀 앞둔 5일 청와대가 “국민 여러분이 마음을 모아 따뜻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해달라”는 이례적인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았다. 반미·진보단체 일각에서 예고한 ‘반(反) 트럼프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북핵과 미사일 등 한반도의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해 한·미 간 정치·경제·군사적 측면에서의 포괄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손님을 환대하는 것은 대대로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으로, 이를 통해 미국과 우리나라가 굳건한 동맹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통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도 우리 정부를 믿고 지켜봐 주시고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국진보연대·민주노총 등 220여 개 진보단체 모임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7∼8일에 대거 집회·시위를 열겠다고 신고한 상태다. 일부 단체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미 대사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트럼프는 군사긴장을 고조시켜 무기를 팔아먹으려 한다. 한국에 오지 말라”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기간 서울지역에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비상을 내리고, 경기·인천지역에는 경계강화를 발령해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한다고 5일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