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8.25%에서 7.50%로 인하하면서 브라질 국채 가격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브라질 국채가 아직 매력적이지만 중앙은행의 ‘돈 풀기(통화 완화)’가 끝나가는 만큼 예전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아홉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4.25%에서 7.50%로 낮췄다. 강현구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이 필요한 상황에서 소비자물가지수(9월 2.54%) 상승률도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4.5%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연말에도 0.50%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1%포인트 하락(채권 가격 상승)한 연 9.647%에 마감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탄핵 위기가 불거진 지난 5월18일 연 10.773%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다섯 달 만에 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 분석에 따르면 올초 브라질 국채를 산 투자자는 약 9.4% 수익(환차손을 빼면 18.6%)을 거뒀다. 브라질 국채는 올 들어 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증권사를 통해 3조원어치 넘게 판매됐다.

김현준 미래에셋대우 리테일외화채권팀장은 “브라질 국채는 러시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 국채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채권 이자와 환차익 전액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올해 말을 기점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내년 한 해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며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막대한 자본 차익이 나는 시기는 지났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2019년 이후에는 통화정책이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긴축 정책과 테메르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헤알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