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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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이후 규제 대상인 은행 주(株)와 건설 주의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규제 수준이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는 점에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규제 문제로 짓눌려있던 내수주에 반전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규제 수준이 무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가계부채 총량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갭투자 등을 막겠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한다.

신DTI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정할 때 기존 대출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포함해 계산한다. 대출 한도를 줄여 다주택자의 대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DTI와 DSR 도입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도 예상하는 규제였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결과는 대체로 언론이나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이었다"며 "오히려 금융시장이나 투자자들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규제 우려가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규제 수준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만큼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추가적인 규제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그동안 6.19와 8.2 부동산 대책, 가계부채 대책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관련 규제 우려가 완화된 점에서 내수주들에 대한 우려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긴 호흡에서 봤을 때 수출 주와 대형주에 집중된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완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규제 대상인 은행 주와 건설 주는 전날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부터 연일 상승 중이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업은 2.48%, 건설업은 1.85% 뛰었다. 그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규제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하던 수준의 대책 발표로 규제 관련 우려는 상당 부분 경감됐다"며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전후로 은행 주가 상승 반전한 것은 이러한 시장의 심리를 대변하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이번 규제로 인한 대출증가율 영향도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증가율은 5% 정도로 낮아졌지만, 중소기업대출 중심으로 최근 기업대출증가율이 상승하고 있어 총대출증가율 하락세는 곧 둔화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대출증가율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변화는 은행주 실적이나 주가에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문제가 해소된 만큼 이제는 세계 경제회복 등의 추세가 국내 은행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초 이후 지지부진했던 건설주들도 이번 대책 발표를 계기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2.4%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수익률은 22.9%를 기록했다.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연속적으로 부동산 관련 정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 주가는 이미 신DTI, DSR 도입 등의 내용을 반영해 하락했었다"며 "추가적인 약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종의 단기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경우 3분기 실적발표 기간의 양호한 분위기와 규제 리스크 해소 등의 영향으로 단기간 상승 여력이 있다"며 "현대산업,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의 매수를 추천한다"고 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