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치료에 대한 새로운 기전 및 약물 효능을 입증해 신약 개발에 한발 다가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용후 연세대 교수팀이 고지혈증 치료제인 '에제티미브'가 자가포식 및 인플라마좀 활성 조절 기전을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오토파지’ 10월3일자에 게재됐다.

에제티미브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고지혈증 치료제다. 스타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처방되고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비만 및 당뇨병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국내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환자들도 일반 성인 3명 중 1명 이상으로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만성 질환과는 달리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지방간염에 대한 치료약제는 아직까지 없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및 인플라마좀의 활성 조절을 통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치료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세포, 마우스 및 사람 간조직 등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염증 유발의 주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나 간세포 또는 생쥐에 고지혈증 치료제로 사용 중인 에제티마이브라는 약물을 투여했더니 자가포식 작용이 증가하면서 인플라마좀의 활성도는 억제되고 지방의 축적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용호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오토파지와 인플라마좀 활성 조절이라는 새로운 기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규명했다"며 "이미 안정성이 입증된 고지혈증치료제(에제티마이브)가 지방간염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약 재창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