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코스닥 시가총액 상승분의 90%는 시가총액 1, 2위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몫이었다. 대형 반도체주가 시장 전체를 이끌고 있는 유가증권시장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요즘과 같은 시기를 실적이 좋은 저평가 종목을 선별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도 '1·2등주 쏠림현상' 심해졌다
◆코스닥도 1, 2등주 쏠림

18일 코스닥지수는 2.09포인트(0.31%) 떨어진 668.42에 장을 마쳤다. 오전 한때 679.50까지 오르며 최근 1년 내 최고치(종가 기준 679.48) 경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기관 순매도(1679억원) 물량이 점차 늘면서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를 이어갔다. 최근 2개월간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207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에 코스닥지수는 4.10% 상승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올해 내내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듯이 코스닥시장은 셀트리온과 올 7월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견인하고 있다. 최근 2개월간 코스닥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217조3415억원에서 230조6234억원으로 13조281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1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3조5582억원)은 10조472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8조6250억원)는 1조8726억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의 89.74%를 이 두 종목이 차지했다.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1254개 상장사가 모두 합쳐 늘린 시가총액 증가분은 1조원 남짓에 불과했다. 지난 8월 6.22%, 3.11%였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 시가총액 비중도 2개월 새 10.22%와 3.74%로 늘었다.

다른 바이오주들도 코스닥 상승세의 중심에 섰다. 현재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CJ E&M과 로엔, SK머티리얼즈를 제외한 7개 종목이 모두 바이오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종 중심으로의 치우침이 지나치면 시장의 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더군다나 셀트리온은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전 후 시장의 에너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 선별해야”

증권업계 일각에선 “최근의 쏠림현상을 저평가 종목을 선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코스닥 상장사들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닥 상장사 69곳의 추정 영업이익 합계는 1조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7295억원)보다 53.57% 늘었다. 4분기에는 1조2333억원으로 80.1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닥 상장사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1배 안팎으로 낮으면서 3분기와 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종목으로는 동화기업(12개월 예상 PBR 0.83배) 이지바이오(0.84배) 심텍(1.17배) 인선이엔티(1.23배) CJ E&M(1.44배) 등이 꼽힌다.

이 중 CJ E&M(10.82%)과 심텍(13.55%)을 제외한 3개 종목은 올 하반기 들어 주가가 하락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