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으로부터 ‘이례적인’ 환대를 받았다.

기재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워싱턴DC IMF 본관에서 므누신 장관과 50여 분간 회담했다.

이번 회담은 분위기와 참석자, 사전 준비 등에서 이전과 크게 달랐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므누신 장관은 회담 장소인 IMF 미국 이사실 방에 양국 국기를 준비하고, 환율 담당인 데이비드 말패스 국제담당 차관과 대북 제재를 다루는 시걸 맨델커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과 함께 왔다.

주미 한국대사관 재경관으로서 한·미 재무장관 회담에 배석한 경험이 있는 이계문 기재부 대변인은 “양국 국기를 준비한 것도, 재무부 차관들이 다 나온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은 환율 문제를 다루는 아시아담당 차관보 또는 국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김 부총리의 미국 유학 생활과 아주대 총장 시절 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을 화제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가 무르익으면서 회담 시간은 애초 30분에서 50분으로 늘어났다.

므누신 장관은 회담 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김 부총리와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하는 사진을 게재하고 “김동연 부총리와 양국 간 통상과 안보 이슈에 관해 ‘훌륭한’ 미팅을 했다”고 적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회담 분위기가 달랐던 데는 김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이 올 들어 네 차례나 만나는 등 개인적으로 관계가 친밀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한·미 양국 간에 대북 제재 등에서 긴밀히 공조할 일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기라는 점도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