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 너무 심하면 못받아들여…공산품·ISD 개정 생각"
김현종 "처음부터 한미FTA 폐기 가능성까지 염두해 준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가능성과 관련, "그 결과를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에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우리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요구할 경우 한미 FTA가 깨지는 경우도 상정하고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처음부터 협상에 임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준비했다"며 "모든 가능성이라는 것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폐기할 가능성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철회했고 이번에 유네스코에서도 철회했다"며 "이런 것을 봤을 때 그런(한미 FTA 폐기)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간파했다"고 밝혔다.

폐기 가능성이 있는데도 한미 FTA의 경제효과에 대한 공동분석을 제안하는 등 강하게 대응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쪽에서는 너무 세게 나간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미국 측의 기대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과의 질의에서 "우리는 한미 FTA를 깰 생각이 없고 가급적 타결해서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 미국 안이 너무 심할 경우에는 굴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한국의 무역흑자가 약 2억6천만 달러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것을 미국에 계속 설득하는 데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정협상에서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공산품과 투자자-국가소송제(ISD)도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미국이 공동분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앞으로 공동분석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일 2차 공동위원회에서 한미 FTA의 경제효과에 대한 정부 측 분석 내용을 미국에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