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타인 존중할 때 생기는 자기긍정
자신과 상대방의 의견이 다를 때 “당신의 의견이 나은 것 같다”며 즉시 양보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배려와는 다르다. 자신의 의견을 전혀 주장하지 못하고 상대방에 맞추고 따른다. 이들의 마음속엔 자신의 가치가 상대방의 가치보다 낮다는 전제가 있다.

이런 생각은 어디서 왔을까. 일본의 관계심리 전문가 미즈시마 히로코는 ‘낮은 자기긍정감’에서 그 뿌리를 찾는다. 자기긍정감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뜻한다. 그는 《자기긍정감을 회복하는 시간》에서 자기긍정감을 높이는 심리 치유법을 제시한다.

‘나에게도 장점이 있다’ ‘나를 더 사랑하자’ ‘나에게 솔직해지자’고 마음먹는 등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스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자신 안에서 무엇을 찾든 자기긍정감을 높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기긍정감은 생각이나 감정이 아니라 감각”이라고 강조한다. 기분 좋게 몸을 감싸는 따뜻한 공기 같은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타인을 ‘리스펙트’하는 것이 자기긍정감을 높이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리스펙트’란 대상에 대해 어떤 평가나 단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쪽이 더 간단하다. 저자는 “상대방에게 자신만의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인정하는 마음은 나에게도 사정이 있다는 걸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며 “상대를 리스펙트하는 마음은 나를 긍정하는 마음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정환 옮김, 한경BP, 224쪽, 1만4000원)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