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증권의 단일 최대주주인 리딩투자증권이 보유 중인 부국증권 지분 15.44% 가운데 9.58%를 케이프투자증권에 매각했다. 이번 거래로 부국증권의 단일 최대주주는 김중건 부국증권 회장(12.22%)으로 바뀌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김 회장의 지분율은 27.35%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부국증권 지분 9.58%(100만 주)를 케이프투자증권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지난달 28일 팔았다. 주당 2만8251원으로 총 282억원 규모다. 리딩투자증권 자기자본의 35.7%에 해당한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리딩투자증권의 부국증권 지분율은 5.86%로 낮아졌다.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주가가 올라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며 “확보한 자금은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및 신사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딩투자증권은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부국증권 지분을 늘려왔다. 이후 리딩투자증권이 경영난에 처하면서 지분 매입은 중단되고 단일 최대주주 지위만 유지해왔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7월 부국증권이 5년여 만에 진행한 200만 주 규모의 공개매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부국증권 주가가 공개매수 계획 발표 이후 꾸준히 오르면서 공개매수가(주당 2만3000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부국증권 지분 매수에 대해 “부국증권이 투자 대상으로 매력적이라고 판단해 주식을 매입했다”며 “적대적 M&A 등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부국증권의 지난해 시가배당률은 6.10%였다.

리딩투자증권은 신사업의 하나로 헤지펀드 운용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7월 금융위원회에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신청했다. 헤지펀드 운용을 통해 운용보수, 판매보수, 자문수수료 등 추가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사내에 5명으로 구성된 헤지펀드운용본부를 신설했으며 점진적으로 운용 인력 및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