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대해 본사 개발진들은 기존 구글 서비스와의 연동과 한국어를 맥락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장규혁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는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진행한 구글 어시스턴트 시연 행사에서 "구글 포토나 G메일, 유튜브 등 기존의 강력한 구글 서비스와 잘 융합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회사다 보니 표준 API를 활용한 각종 앱과의 연동이 매끄럽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 매니저가 시연한 구글 어시스턴트는 멜론이나 벅스, 지니 등 국내 음원 서비스에서 음악을 재생하라는 명령에 원활하게 반응했다.
또 국제선 비행기 시간표 확인, 전화번호 안내, 환율 및 날씨 정보 등 기능도 무리 없이 작동했다. 전산언어학자인 최현정 매니저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지원하는 9개 언어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중 하나가 한국어"라며 어려움을 먼저 토로했다.
최 매니저는 "영어와 달리 띄어쓰기 단위와 단어의 단위가 일치하지 않아서 기계학습을 통해 분절하는 후처리가 필요했다"며 "주어를 생략하는 경우와 중의적 표현도 많고 시대 흐름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부분도 전산 언어와 자연어 처리에 어려운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구글이 미국 업체다 보니 국내 업체와 견줘보면 축적된 한국어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이를 나름의 알고리즘으로 극복하고 있으며, 특히 맥락을 이해하는 데 강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최 매니저의 설명이다.
가령, 한국어 질문은 "대통령 나이가 몇 살이야"라는 식으로 곳곳이 생략된 경우가 많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는 질문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나이가 몇 살"이라는 식으로 이해하도록 개발됐다는 것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지금은 LG V30 등 몇몇 기기에서만 쓸 수 있지만, 곧 대부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적용될 예정이다.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의 국내 출시에 대해선 "아직 계획이 없다"면서도 "기술적으로 많이 다르진 않다"고 구글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