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유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허리케인 등 외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당분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0.7%(0.34달러) 내린 51.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원유선물 ETF와 ETN의 경우 9월 중 기관이 매집한 코스피 종목들 가운데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레버리지 ETF·ETN의 9월 중 상승률은 30%에 육박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9월 상승률은 27.87%(26일 종가 기준)로, 기관이 9억원가량 매수 후 보유 중이다.
기관이 43억원 이상 매입한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의 상승률은 26%대를 기록 중이고,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경우 24%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 브렌트원유 선물 ETN(H)과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 ETF는 각각 15.00%와 14.57%, 미래에셋 원유선물혼합 ETN(H)과 대신 WTI 원유 선물 ETN(H)의 경우 12~13%가량 뛰었다. KODEX WTI 원유선물(H), 신한 WTI 원유선물 ETN(H)의 상승률은 11~12%대다.
국제유가는 산업금속 대비 10% 포인트 이상 수익률 격차를 벌리며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원재재 담당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중심으로 공급 조정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요가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함께 늘어나면서 원유 시장의 수급이 밸런스를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유가가 조금 가파르게 오른 데에는 펀더멘털 외에 허리케인 여파로 미국 내 원유 생산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는 점과 쿠르드 자치지역의 독립투표로 인해 이라크와 터키가 쿠르드 지역의 원유 수출을 차단할 것이라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펀더멘털 외적 요인들이 약화될 경우 국제유가의 지속 상승에 대한 시장의 의심과 가격 조정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