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김광수 지원 철회에 김성진 '부상'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유력 후보'로 꼽히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돌연 후보 지원을 철회하면서 그 뒷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력 후보가 사퇴한 탓에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 새 이사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27일 한국거래소는 이사장 공개모집에 지원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이날 지원의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사장 후보자는 14명에서 13명으로 줄었다.

김 전 원장은 이사장 1차 공모 당시 지원 사실을 밝히며 유력한 후보자로 손꼽혀왔다. 추가 공모 마감 후 김광수 전 원장을 포함한 14명의 지원자 중 7명의 신원이 공개됐지만 김 전 원장에 대항할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김광수 전 원장을 포함해 지원현황 공개에 동의한 지원자는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류근성 전 애플투자증권 대표, 신용순 전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감사, 유흥열 전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이동기 현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이다.

내정설이 돌던 김 전 원장이 지원을 철회하면서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김성진 전 청장은 이사장 공개 후보자 명단에는 이름이 없지만 비공개 후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몸담았던 이력으로 내정설이 불거졌다. 전주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19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심의관, 경제협력국장, 국제업무정책관을 거쳐 제25대 조달청장을 지냈다.

일찍이 거래소의 이사장 추가 공모를 놓고 미처 후보에 등록하지 못한 정치권 유력 인사를 이사장으로 앉히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어왔다. 이사장 인선 완주를 선언했던 김광수 전 원장이 지원을 철회하면서 또 다른 정치권 유력 인사인 김성진 전 청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는 이사장 선임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인다는 취지로 이사장 후보를 추가 공모했다. 거래소가 이사장 후보자 모집을 끝낸 후 다시 후보자를 공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가 후보자 등록 시기를 비밀로 부친 채 지원자 절반의 신원만 공개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지만 거래소는 입을 닫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내부 방침에 따라 후보자의 동의 없이는 지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비공개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들의 실제 지원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