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1000여 명에 달하는 팬들이 엑소, 워너원, 걸스데이 등의 노래에 맞춰 환호했다. ‘한류 불모지’로 꼽히는 호주에서 열린 CJ E&M의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KCON)’에서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발표한 ‘2016 글로벌한류 실태 조사’에 따르면 호주는 한류에 대한 관심과 소비지출 의향이 매우 저조한 곳 중 하나다. 하지만 CJ E&M은 이번 케이콘에서 대표 아이돌 그룹들과 함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며 한류의 새로운 불씨를 지폈다.

CJ E&M이 지난 22~23일 시드니의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서 케이콘을 개최했다. 중남미(멕시코), 아시아(일본), 북미(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오세아니아(호주)까지 진출한 것이다. 5개 지역에서 열린 케이콘에 몰린 세계 관객은 올해 총 23만500명. 2012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는 56만5000명에 이른다. 신형관 CJ E&M 음악콘텐츠부문장은 “올해는 특히 한류 주요 시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지역을 발굴해 한류 저변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며 “한국 문화가 세계 주류 문화로 도약할 수 있도록 투자와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엔 엑소, 워너원, 걸스데이, 몬스타엑스, 빅톤 등 총 9팀이 참가했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이 대거 출연하면서 개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K팝뿐만 아니라 음식, 뷰티, 댄스, 한글 등 ‘K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체험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호주는 동남아시아 수준의 한류 붐이 일지 않았지만 많은 잠재적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발표한 ‘2016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호주엔 일부 소수 마니아층과 아시아계 호주인을 포함한 8000여 명의 한류 팬이 있다. 최근엔 10~20대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이번 행사의 파트너로 참여한 안신영 시드니 한국문화원 원장은 “호주에서 한국 문화와 관련한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은 지리적 여건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쉽지 않다”며 “케이콘으로 한류가 오세아니아 전역에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