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특유의 감성과 미학을 담은 연극 두 편이 국내 무대에 오른다. 마케도니아 극단 ‘노스오브임팩트’가 이민자 문제를 다룬 ‘내 나무의 숲(The Forest of My Tree)’을 다음달 6~8일 서울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공연한다. 이어 루마니아 극단 ‘토니불란드라’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사진)를 다음달 13~16일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서울연극협회가 국내 연극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세계 연극계와 소통하기 위해 기획한 ‘서울연극폭탄’ 프로젝트의 해외 초청작들로 국내에서 보기 힘든 동유럽 연극인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기회다.

‘내 나무의 숲’은 한 배우가 정체 모를 공포를 온몸으로 표현하며 도시라는 공간의 친밀함과 낯선 느낌을 동시에 나타낸다. 어둠 속 숲을 연상시키는 라이브 연주가 더해져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진짜가 아닌 친절’ ‘이방인을 향한 폭력적 시선’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마케도니아어로 공연하고 한국어 자막을 띄운다. 마케도니아 출신인 알렉산더 이바노브스키가 연출한다.

‘오셀로’는 고결하고 용맹한 장군 오셀로가 부하 이아고의 이간질로 아내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고 결국 살해하는 과정을 그린다. 인간의 질투와 욕망을 강렬하고 선명하게 묘사한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아르메니아 출신 슈란 셰베르디안은 오셀로를 피해자로, 이아고를 악인으로 규정하는 전형적인 선악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오셀로와 같은 파멸을 맞을 것인가, 아니면 이아고가 돼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서울연극협회는 이번 초청 공연과 함께 다음달 16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 예술나무카페에서 ‘새로운 비전-동유럽’을 주제로 좌담회를 연다. 국내외 공연예술 전문가를 초청해 동유럽 주요 국가의 공연예술 이슈와 현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