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 결정 전망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회의에서 보유자산 축소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 등 주요국도 조만간 긴축을 향해 한걸음 내디딜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 자산축소는 이미 예고된 일인 데다가 현재 초저금리 여건을 바꿀 정도는 아니어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각국 중앙은행이 동시다발적으로 긴축을 향해 움직이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도 연준 긴축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충격을 경계하며 금리인상 신호를 살려두고 있다.

미 연준은 19∼20일 연례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자산매입 축소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연준은 10월 100억 달러 축소에서 출발해 내년 말까지 월 축소 금액을 500억 달러로 늘릴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도 10월 이사회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월간 순자산매입액을 현행 600억 유로에서 내년 1월부터 400억∼450억 유로로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은 선진국 중앙은행 순자산매입액이 현재 월 1천억 달러에서 내년 말 0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긴축 결정과 함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보유자산 축소는 이미 알려진 재료인데 여기에 정책금리 인상이 가세하면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금융시장과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12월께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다는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

영국 영란은행도 9월 통화정책위원회(MPC) 정례회의에서 적정수준의 완만한 금리 정상화를 위해서는 향후 수개월 내 경기 부양적 통화정책을 일부 거둬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런던사무소는 보고서에서 "대부분 위원이 조만간 금리 인상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캐나다도 7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씨티은행은 선진국 정책금리가 현재 평균 0.45%에서 올해 말 0.57%, 내년 말 0.93%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멕시코(6월)와 홍콩(6월)도 올해 금리를 올렸다.

한국은행도 금융시장에 자본유출 등 충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정책금리는 같은 수준이고 미국이 한 차례 더 인상하면 역전된다.

한은 전승철 부총재보는 이달 초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가까운 미래에 진행될 또 다른 '테이퍼텐트럼)'은 주요 관심사항 중 하나"라며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기민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테이퍼텐트럼은 연준 양적완화 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받은 충격을 말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09년과 2011년, 2013년, 2016년 4차례 선진국 중앙은행 순자산매입액이 줄어들었던 테이퍼링 사례를 보면 금리상승 압력이 커지며 신흥국으로의 채권자금 유입이 줄었다.

신흥국 채권자금 유입액은 월평균 187억 달러에서 154억 달러, 138억 달러, 77억 달러로 축소됐다.

한은은 6월 금리 인상 깜빡이를 켠 이래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변수는 북핵 리스크다.

당초 8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북한 미사일 도발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은은 현재로써는 기존 전망이 유효할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10월에나 전망이 가능할 것 같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