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족보행 로봇 '휴보 아빠'가 찍은 미 일식 사진 NASA 오늘의 천체 사진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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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휴보 아빠’로 불리는 오준호 KAIST 교수(사진)가 지난달 미국에서 촬영한 일식 사진이 지난 12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뽑은 ‘오늘의 천체 사진’에 선정됐다.
NASA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오늘의 천체 사진 코너는 우주 궤도를 돌며 먼 우주의 모습을 찍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비롯해 전 세계 천문학자와 천체 사진 전문가들이 제공한 사진 가운데 으뜸인 사진만을 엄선해 싣고 있다. 아름다움뿐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큰 사진을 소개해 천체 사진가들의 명예의 전당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 교수는 국내 로봇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불린다. 오 교수가 2004년 12월 처음 제작한 휴보는 두 발로 걷는 로봇이다. 지난 2015년에는 미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최한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로봇공학 챌린지(DRC)에서 우승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NASA가 공개한 2분56초 분량의 동영상과 사진은 오 교수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촬영한 개기 일식 모습이다. 오 교수는 일식이 가장 먼저 시작한 미 서부 오리건주의 웜 스프링스에서 이 영상을 촬영했다. 오 교수는 사진 설명에서 “해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요. 미국 전역에 걸쳐 많은 사람이 해가 달에 완전히 가리자 경외감과 함께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를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또 “짧은 순간의 황혼과 급격히 찾아온 어둠, 숨이 막힐 정도로 밝은 베일리의 염주(개기 일식 때 달 가장자리에 보이는 구슬모양 빛)가 고집 센 사람의 마음마저도 붙잡았을 것”이라는 설명을 남겼다.
오 교수는 일식이 일어나는 2분 3초간 태양 주변에 나타난 홍염을 자세하게 관찰하기 위해 자신의 전공인 로봇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독특한 추적 장치를 사용했다. 이 장치는 태양을 가린 검은 달 그림자 가장자리를 확대해 시계반대 방향으로 보여줌으로써 태양 표면에서 발생하는 홍염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한국 천체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 오늘의 천체 사진에 선정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1년 12월 천문 사진작가 권오철 씨가 레오니드 유성우를 배경으로 소백산 국립천문대를 촬영한 사진이 처음이다. 하지만 오 교수처럼 한국인 아마추어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 선정된 건 처음이다.
오 교수는 대학을 다닐 때부터 천문 관측을 취미 생활로 해왔다. 이족보행로봇 휴보를 개발하면서도 틈틈이 일식을 추적해왔다. 1999년 터키에서 첫 일식 관측을 시작한 이후 이번까지 포함해 모두 11차례 일식을 관측했다. 해외에선 오 교수처럼 지속적으로 일식을 관측하는 천문 연구자와 사진가들에게 ‘일식 추적자’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오 교수는 “십수 년의 시행착오와 수개월의 철저한 준비 기간을 통해 일식의 시작과 끝점의 예상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디지털사진 전문 사이트 ‘디지털 포토그래피 리뷰‘는 “개기일식의 관측 포인트인 홍염과 코로나, 베일리의 염주 현상이 잘 드러났다”며 “꼭 봐 할 놀라운 영상”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NASA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오늘의 천체 사진 코너는 우주 궤도를 돌며 먼 우주의 모습을 찍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비롯해 전 세계 천문학자와 천체 사진 전문가들이 제공한 사진 가운데 으뜸인 사진만을 엄선해 싣고 있다. 아름다움뿐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큰 사진을 소개해 천체 사진가들의 명예의 전당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 교수는 국내 로봇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불린다. 오 교수가 2004년 12월 처음 제작한 휴보는 두 발로 걷는 로봇이다. 지난 2015년에는 미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최한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로봇공학 챌린지(DRC)에서 우승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NASA가 공개한 2분56초 분량의 동영상과 사진은 오 교수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촬영한 개기 일식 모습이다. 오 교수는 일식이 가장 먼저 시작한 미 서부 오리건주의 웜 스프링스에서 이 영상을 촬영했다. 오 교수는 사진 설명에서 “해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요. 미국 전역에 걸쳐 많은 사람이 해가 달에 완전히 가리자 경외감과 함께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를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또 “짧은 순간의 황혼과 급격히 찾아온 어둠, 숨이 막힐 정도로 밝은 베일리의 염주(개기 일식 때 달 가장자리에 보이는 구슬모양 빛)가 고집 센 사람의 마음마저도 붙잡았을 것”이라는 설명을 남겼다.
오 교수는 일식이 일어나는 2분 3초간 태양 주변에 나타난 홍염을 자세하게 관찰하기 위해 자신의 전공인 로봇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독특한 추적 장치를 사용했다. 이 장치는 태양을 가린 검은 달 그림자 가장자리를 확대해 시계반대 방향으로 보여줌으로써 태양 표면에서 발생하는 홍염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한국 천체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 오늘의 천체 사진에 선정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1년 12월 천문 사진작가 권오철 씨가 레오니드 유성우를 배경으로 소백산 국립천문대를 촬영한 사진이 처음이다. 하지만 오 교수처럼 한국인 아마추어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 선정된 건 처음이다.
오 교수는 대학을 다닐 때부터 천문 관측을 취미 생활로 해왔다. 이족보행로봇 휴보를 개발하면서도 틈틈이 일식을 추적해왔다. 1999년 터키에서 첫 일식 관측을 시작한 이후 이번까지 포함해 모두 11차례 일식을 관측했다. 해외에선 오 교수처럼 지속적으로 일식을 관측하는 천문 연구자와 사진가들에게 ‘일식 추적자’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오 교수는 “십수 년의 시행착오와 수개월의 철저한 준비 기간을 통해 일식의 시작과 끝점의 예상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디지털사진 전문 사이트 ‘디지털 포토그래피 리뷰‘는 “개기일식의 관측 포인트인 홍염과 코로나, 베일리의 염주 현상이 잘 드러났다”며 “꼭 봐 할 놀라운 영상”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