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수후보 최종결정…WD 우세 속 애플과 손잡는 후보 주목
폭스콘, 2조1천억엔 인수안 제안…"샤프·애플·소프트뱅크 등 참여"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막판까지 경쟁하고 있는 3진영 모두가 미국 애플에 추파를 던지고 있어 애플의 선택이 주목된다.

애플은 도시바메모리가 생산하는 반도체의 30%를 구매하는 주체인데 한국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 대만 폭스콘에 이어 미 웨스턴디지털(WD)까지 구애 중이다.
"도와줘요 애플"… 도시바반도체 인수전서 줄줄이 애플에 '구애'
8일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최유력 후보인 WD 진영이 내놓은 수정안에는 WD가 인수시에 예정한 1천500억엔을 대는 대신, 애플 등이 자금을 대도록 대체하는 안이 제시됐다.

도시바메모리 최대급 고객을 끌어들여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 도시바메모리와 동종 업종인 WD가 자금 면에서 뒤로 빠지는 모습을 통해 인수 뒤 각국 독점금지법 심사의 무난한 통과를 노렸다.

도시바와 WD 진영은 인수액을 1조9천억∼2조엔(약 20조8천억원)으로 해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한 일본세력이 의결권의 과반을 쥐는 형태에는 거의 합의하고 있다.

다만 WD의 장래 의결권 비율이나, 독점금지법 심사통과를 위한 WD의 자금제공 방법 등 세부안 협의가 난항하고 있다.

수정안은 WD의 감액 보충을 위해 애플에 500억엔대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반도체관련 업체인 미국 킹스턴테크놀로지로부터 자금 협력을 추진하는 안도 부상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시바도 출자를 일부 하면서 전체 인수액을 맞추려고 한다.

그러나 애플이 휴대전화 부품을 조달하는 곳에 자금을 대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제안을 받아들일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한다.

수정안에서 인수 시점에는 진영 내에 WD의 이름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인수뒤 3년 정도 지나 도시바메모리가 상장한 후에는 WD가 15%대의 의결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미리 신주인수권을 취득, 경영에 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변수다.

도시바 사내에는 그동안 도시바메모리 매각 국면에서 국제 사법기관 소송 등의 감정적 대립을 했던 경위로 WD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해 장래의 WD의 관여를 약하게 하려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WD가 끝내 의결권 취득 의사를 접지 않을 경우에는 협상이 막판에 틀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일연합과의 우선협상도 SK하이닉스가 의결권에 노린 듯해서 틀어졌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WD가 인수 시점의 자금 제공을 미루는 대신 공동투자하는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의 생산설비 보유비율 수정을 요구하는 것도 변수다.

양사는 생산설비 보유분에 따라 반도체제품을 나누고 있다.

WD는 '도시바 50%대 후반, WD 40%대 전반'인 현재의 분배 비율을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인데 도시바 측이나 일본 정부 당국 등에서는 이에 대한 생각이 복잡한 상황이다.

미국 베인캐피탈을 축으로 하는 한미일연합이나 대만 폭스콘도 애플을 자기 진영에 끌어들이려 막판까지 움직이는 상황이라 3진영 모두 애플을 지렛대로 인수교섭전에서 웃으려는 상황이다.

폭스콘은 도시바메모리를 2조1천억엔에 인수하겠다며 컨소시엄 지분은 폭스콘(지분율 25%)과 그 자회사인 샤프(15%)가 합쳐 40%를 갖고 애플(20%), 킹스턴 테크놀로지(20%), 소프트뱅크(10%), 도시바(10%)에 분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닛케이 아시안 리뷰가 전했다.

폭스콘 대변인은 "우리 컨소시엄은 대만·일본·미국 컨소시엄"이라며 컨소시엄 회원 전원이 지적 재산권이 어디로 갈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이 민감한 기술을 중국에 유출할 수 있다는 일본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애플과 소프트뱅크는 관련 언급을 거부했으며 킹스턴도 답하지 않고 있다.

도시바가 최종 인수 후보를 정하려는 13일 이사회는 눈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최현석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