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구 교수는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리대 유해물질 실험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공인된 방법으로 진행한 만큼 분석 결과를 자신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IOS는 화학 제품 등의 각국 규격을 조정·통일하고 인증하는 국제기구다.
김 교수는 "여성들이 생리대를 통해 접하는 화학물질을 줄이자는 취지로 실험을 진행한 것"이라며 "식약처가 제기하는 의혹은 한국분석과학회와 함께 토론하겠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로부터 의뢰를 받아 판매량 상위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실험을 진행했다.
김 교수팀의 실험 결과 깨끗한나라(릴리안)을 비롯해 유한킴벌리(좋은느낌), P&G(위스퍼), LG유니참(쏘피) 등에서 모두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검출됐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발암 물질로 생리대 안전성 논란 관련 핵심이 된 물질이다.
이에 식약처는 상세한 실험방법과 내용이 없고, 연구자간 상호 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실험 방법의 적합성을 강조했다.
그는 "실험에 사용된 공인 분석방법은 4년간 개발해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은 기법"이라며 "생리대는 통풍이 되지 않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해 자동차 실내 내장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검사하는 방법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챔버(실험을 통제하기 위한 특정 공간)에 8개의 시료를 넣어 밀폐한 뒤 사람의 체온인 36.5도에서 3시간 동안 시료를 거치해 방출되는 화합물을 분석했다.
생리대의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농도가 실내공기질관리법 권고기준보다 500배 높은 농도라는 결과도 내놨다.
실험 결과의 오차 범위가 크다는 식약처의 지적에 대해선 "3번 실험을 거쳐 평균값을 구한 것"이라며 "공기를 통한 방출물질 조사는 IOS에서도 ±25% 오차는 허용이 된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실험결과에 대한 상호검증이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식약처의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나 생리대 실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 식약처 관계자가 참석했지만, 실험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었다"며 "지금에서야 실험 결과 신뢰성을 두고 뒷말을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식약처가 생리대에 대한 역학조사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현재 '고체시료 방식'을 채택해 생리대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고체시료 화합물 분석법은 생리대를 급속 냉동한 뒤 가루로 분쇄해 성분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고체시료 화합물 분석을 통한 성분조사도 필요하지만, 여성의 생식기에 접촉하는 화학물질 검출을 위해선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에 대한 1차 전수 조사 결과를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휘발성유기화합물 76종에 대한 2차 전수 조사 결과도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