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30일 경기 양평에서 열린 2017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김동철 원내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30일 경기 양평에서 열린 2017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김동철 원내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내부에서 ‘핵무장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이어 국민의당이 가세함에 따라 국회에서 전술핵 논의가 점화할지 주목된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30일 경기 양평 코바코연수원에서 열린 ‘2017년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 대비 의원워크숍’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다면 조건을 달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 공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ATO식 핵무기 공유모델’은 미국이 1990년대 초 소련 붕괴 이후 7000여 기의 전술핵무기를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소량의 전투기 탑재용 전술핵 무기를 독일과 이탈리아 등 5개국에 남긴 것을 말한다. 미래 위협에 대비해 비핵 동맹국에 확장 억제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는 등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발상을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했다. 다만 “한국당이 말하는 전술핵 재배치가 아니라 미국의 동의를 얻어 미국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언주 의원도 “북한의 핵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대북 억제력과 한반도의 전력 균형을 갖추기 위해 핵무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의원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한반도 비핵화는 국민의당의 정체성”이라며 “이를 흔들면 정체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온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정권에서 비핵화를 위해 지고지순의 노력을 정말 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한반도가 핵지대가 되면 통일은 물 건너 간다”고 지적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