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08일만에 與의원 전원 靑초청…"입법과제 많아, 국회 잘 이끌어달라"
"지역·이념 분열로 지지받으려는 인식 남아…통합정치·좋은 정책으로 지지받아야"
"우리 강점인 가치로만 국민 지지받는 데 한계…경제·복지 가시적 성과 보여야"
"유능한 정책정당 돼 달라…반칙·특권·불공정 없는 사회 만들어야…
秋 "입법과제 책임막중", 禹 "국민삶 바꾸는 개혁·입법·예산 되도록 최선"
문 대통령 "당정청은 공동운명체… 야당과의 소통에 최선"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의 소통과 협력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당도 힘들더라고도 야당과의 소통·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선도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1시간 49분간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 정부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으며, 당과 공동운명체가 돼 운영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는 입법과제가 많아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주셔야 정부도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청와대 회동을 한 적은 있지만, 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다음 달 정기국회 시작을 앞두고 새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각종 개혁입법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하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저도, 의원들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겠다고 국민에게 엄숙히 약속했고 국민은 그 약속을 믿고 저와 민주당에 기회를 준 것이어서 이 기회를 천금같이 여기고 국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반칙·특권·불평등·불공정이 사라진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정권이 바뀐 것뿐 아니라 국민 삶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대선 때 약속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 다행히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체로 대통령과 정부가 노력하면 되는 일들이었지만 앞으로는 입법과제가 많아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주셔야 정부도 잘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당·정·청이 끝까지 함께 한다는 자세로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소통·탈권위·공정·자치분권·환경·성평등 등 가치 문제는 원래부터 우리가 우위에 있어 잘할 수 있고 DNA도 강점"이라면서도 "두 번의 민주정부를 경험하면서 가치로만 국민지지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부터는 실질적 성과를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평가받을 게 경제·복지·남북관계 등인데 안보나 남북관계는 금방 성과가 나오기 어려워 좀 길게 봐야 하지만 경제나 복지는 국민이 체감하는 실적과 성과를 금방 요구받게 된다"며 "경제성장과 소득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며, 복지는 '대통령이 바뀌어서 국민 삶이 좋아졌고 세금을 더 낼만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부와 민주당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어 어깨가 무겁고 책임도 막중하다"며 "우리 당이 진정한 전국 정당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지역이나 이념과 같은 분열의 의미로 지지를 받으려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게 하는 게 정치인양 여기는 인식이 지금도 남아있다"며 "그러나 통합의 정치, 정책과 가치로 평가받는 좋은 정치만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좋은 정책이 국민의 삶을 바꿀 뿐 아니라 국민을 통합시킬 수도 있다.

민주당이 더 유능한 정책정당이 되어 정부 정책을 이끌어주시고 뒷받침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주권시대를 이끄는 우리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며 "우리당이 위기였을 때 좋은 분들 영입과 온라인 권리당원 입당이 당을 혁신하고 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시대를 맞아 국정·정당·정책에 국민 참여가 더욱 중요해졌고, 국민의 역동적 참여가 있어야 당심과 민심이 하나가 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가능하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국민이 더욱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정당, 당원이 주인이라고 느낄 수 있는 정당으로 계속 발전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이날 도발을 의식한 듯 "오늘 군사훈련 중이고, 안보상황도 엄중해 축배를 들거나 흥을 돋울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마음을 나누고 동지애를 확인하고 국정 성공을 위해 함께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에서 "우리는 국정운영 주체로서 의원책임제를 해서 입법과제를 발의부터 통과까지 국민에게 설명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소득주도 성장과 민생·국민 제일 예산을 제대로 만들어내 사람 중심 사회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와 무리한 지적을 막아내고 국정농단 정부의 적폐를 국민과 함께 청산하는 과정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며 "개혁·입법·예산이 형식적인 게 아니라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이 되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정권교체 이후 첫 번째 국정감사와 예산을 다루는 정기국회를 힘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는 "좋은 대통령을 모시고 마음이 맞는 장관, 권력 냄새가 나지 않는 청와대 참모들과 일하고 있어 행복하다.

국정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김승욱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