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추적 45개국, 성장궤도에…극히 드문 현상"
"경기과열이나 공격적 저금리기조 변화시 물거품"
WSJ "글로벌 경제, 금융위기 이후 첫 동반성장세"
세계 주요국의 경제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성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추적하는 주요 45개국이 올해 성장궤도에 올랐다.

이들 국가 가운데 33개국은 지난해부터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는 추세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3.5%, 내년 3.6%로 각각 전망했다.

미국은 연율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수출이 6%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말 이후 2분기 연속 기준으로 최고이며, 지난 10년간의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동안 지갑을 닫아왔던 미국의 가계도 정상적인 소비패턴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고전했던 유로존 경제도, 심지어 그리스까지 포함해 마침내 위기를 벗어났다는 사인을 보였다.

OECD는 올해 그리스의 성장률을 1%로 전망했는데, 이는 10년 만의 최고치다.

그리스는 2014년 이후 봉쇄됐던 국제 채권시장에 지난달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유로존 19개국의 성장률은 올해 1분기 미국을 능가했으며, 2분기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실업률은 8년 만에 가장 낮은 9.1%로 떨어졌으며, 전통적으로 강한 체력을 유지해왔던 독일이나 네덜란드 외에도 스페인과 프랑스, 포르투갈 등으로 성장세가 퍼지고 있다.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0.3%, 내년 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WSJ은 세계 경제의 이 같은 추세에 글로벌 저금리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의 점진적인 탈출에 따른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제가 동반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980년대 말과 1974년부터 시작된 석유파동 직전 몇 년간을 제외하고 지난 반세기 이 같은 현상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무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새로운 민족주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시점에 이런 동반성장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현상이 경기과열로 이어지거나 저금리 기조에서 너무 공격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면 성장세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