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는 경기에 민감한 시크리컬 업종(정유, 철강, 화학 등)의 비중을 늘리고, 중기적으론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배당주(株)와 가치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코스피(KOSPI)의 하루 변동폭은 위아래로 15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도 확 줄었다. 8월 현재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5조1000억원을 기록해 3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지난 21일에는 거래대금이 4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시황분석팀 연구원은 "아무래도 2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영향이 큰데 실적 모멘텀(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잭슨홀 회의를 비롯해 UFG, 삼성그룹의 선고 공판 등 대내외 이벤트로 불안심리가 확산됐다"라고 진단했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에 특히 금융시장이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 이번 미팅에서 3년 전과 달리 양적완화(QE) 종료를 언급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렇게 될 경우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강도는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25일 오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4시) 잭슨홀 연설에 나선다.
김 연구원은 "드라기의 연설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소문난 잔치'로 끝날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잭슨홀 미팅 이후 유로와 달러화가 약보합권에서 움직인다면 시크리컬 업종이 투자 시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5년간 원·달러 환율과 업종별 민감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시클리컬 업종과 연관된 가격지표(BDI·산업금속 가격)의 움직임 역시 긍정적인데 달러가 약보합세를 보이면 지금보다 레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 철강, 화학 업종 등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시장의 관망심리는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채권시장의 수급 변화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탓이다. 9월 ECB 통화정책 회의도 생각보다 매파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주식시황팀 연구원은 "9월 초에는 미국 의회가 여름 휴정을 끝내고 재개되는데 먼저 9월29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하고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18년도 예산안을 승인해야 한다"며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세법개정안에 관한 논의도 재개될 예정"이라고 했다.
9월 주식시장도 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을 활용해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매매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는데 실제로 쉽지 않은 일"이라며 "변동성에도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배당주나 중기적으로 방향성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또 "9월 이벤트의 공통점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금리 상승기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