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담판 결과 주목…한미일연합 계약 여부에 최대변수
도시바-WD CEO 만난다… 반도체 매각 막바지 접점 모색
도시바(東芝)와 반도체사업 매각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책임자(CEO)의 이달 방일을 통해 막판 접점 모색에 나선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밀리건 CEO는 이달 일본을 방문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과의 회담은 물론 도시바메모리 매각 주무부서인 경제산업성 관계자들도 면담, 분위기를 정비한다.

도시바 채권단이 이달말까지 매각계약 체결을 독촉하는 가운데 WD 진영이 인수하겠다는 밀리건 CEO의 의지와 WD의 소송 취하를 촉구하는 쓰나카와 사장의 입장이 맞서고 있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도시바는 지난 6월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교섭해 왔다.

한미일연합에는 SK하이닉스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메모리사업에서 도시바와 협업해온 WD가 제기한 제3자 매각 금지 소송과 SK하이닉스의 출자 형태 등으로 교섭이 난항을 겪어왔다.

도시바로선 이달에 계약을 하더라도 6~9개월이 걸리는 인수자에 대한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이를 포함한 매각절차를 완료해 내년 3월말까지 채무초과를 해소하려면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WD와 화해하지 않으면 한미일연합으로 매각하기도 어려워진다.

WD도 더 이상 대립하면 실익이 크지만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고위 간부를 일본에 파견, 수뇌회담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 측은 은행단에 WD와의 협의에 주력한다고 전하면서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착 상태 타개를 위해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한미일 연합을 대신해 WD·KKR 진영으로 대체하거나 WD가 한미일 연합에 합류하는 새로운 틀도 모색하는 등 지금까지 동원됐던 해법의 재론도 예상된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완강한데다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매각 교섭이 남아 있는 상태라 채 열흘도 남지 않은 이달 중에 정리될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도시바는 한미일연합과의 계약이 소송 리스크 등으로 지연되는 상황에서 WD·KKR 진영,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도 교섭을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훙하이의 경우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에 대한 일본 정부와 재계의 우려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