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는 "지난 6월 할리우드의 유명 TV 프로듀서 에릭트와 밴 앰버그 2명을 TV와 영화 사업 부분으로 영입한 애플이 내년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자체 콘텐츠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애플의 10억 달러 투자는 HBO가 연간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하는 돈의 절반 규모에 달하며 최소한 10개의 TV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돈"이라면서 "이로 인해 애플은 넷플릭스, 아마존에 이어 할리우드의 주요 플레이어가 됐다"고 말했다.
자체 콘텐츠 제작에 가장 열성적인 넷플릭스의 테드 사란토스 콘텐츠 책임자는 내년에 약 70억 달러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아 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마존은 콘텐츠 제작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JP 모건은 아마존이 올해 비디오 사업에 45억 달러가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비츠를 인수하고 애플 뮤직을 론칭한 후 애플은 독창적인 몇 가지 TV 프로그램을 제작해 콘텐츠 서비스 시장에 발을 들여놨지만 아직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제시카 알바와 윌 아이엠 같은 명사들을 동원한 '플래닛 오브 디 앱스'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고, '카풀 가라오케'는 분명치 않은 이유로 출시가 연기됐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애플이 콘텐츠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애플은 이를 부인하면서 자체 콘텐츠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그동안 애플은 사안에 따라 여러 임원이 번갈아 가며 할리우드 진출을 모색하면서 제대로 된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이제 에릭트와 밴 앰버그의 차례다.
그들이 10억 달러를 가지고 어떤 일을 벌여 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