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노선 재개 불발…청주공항 中 운항편 수 198편→50편
청주공항 면세점 5개월째 임대료도 못 내…"정부 지원 대책 절실"


8월이면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였던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계속되면서 청주국제공항의 침체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중국발 정기노선 재운항을 타진하던 항공사는 계획을 보류하고, 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은 사실상 고사 상태에 빠졌다.

줄도산 위기에 직면한 관련 업계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책에 그나마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사드 한파 지속… 지방 면세점·여행사 "더는 못 버텨"
15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청주공항과 중국 선양, 상하이, 다롄, 하얼빈, 닝보를 잇는 5개 정기노선의 운항을 오는 20일부터 재개하려다 포기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초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면서 옌지를 제외한 나머지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그러다 '사드 한파'가 점차 누그러들 것으로 보고 이달쯤 중단 노선의 재운항을 검토했지만 최근 대북 관계 악화로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하면서 중국의 보복 조처가 계속되자 계획을 보류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스타항공은 하계 운항 스케줄이 마감되는 오는 10월 28일까지 재운항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국내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두 차례 청주∼장자제 전세기를 띄웠던 제주항공은 이달에도 운항을 이어가려 했지만 중국 민항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곤두박질친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의 회복이 올 하반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1만3천217명(가집계)으로 전달 대비 34%(3천379명)가 늘었지만, 지난해 7월(7만3천838명)과 비교하면 5분의 1도 안 된다.

항공기 편수로 따지면 지난해 7월 492편에서 1년 만에 138편으로 급감했다.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의 90%가 유커(遊客·중국 단체 관광객)였기 때문에 중국 노선만 놓고 보면 더 심각하다.

지난 1월 청주공항의 중국 노선 운항편 수는 198편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50편 안팎으로 줄었다.

동남아 등 중국 이외 부정기 노선 확대로 중국 노선의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사드 한파 지속… 지방 면세점·여행사 "더는 못 버텨"
주 고객인 유커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청주공항 내 면세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에 의해 2014년 12월 31일 청주공항에 입점한 시티면세점은 지난해 4∼10월 성수기에 월평균 6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후 최근 월매출이 1억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3월부터는 매달 1억5천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도 내지 못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직원 중 일부는 유급휴가를 보냈다.

기본급 외 수당이 사라져 일부는 생활고에 퇴사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게 면세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허지숙 시티면세점장은 "비행기가 뜨지 않으니 손님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그나마 8월이면 월평균 100편에 육박하는 이스타항공의 5개 중국 노선이 재개된다고 해 희망을 걸었는데 이마저도 수포가 돼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최근 공항공사에 고정된 임대료를 매출에 연동해 낮춰달라는 건의를 했는데, 이런 정부 지원이나 대책이 없으면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담 여행사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청주에 본사를 둔 A 여행사는 금한령 이후 서울 사무실 3곳의 문을 닫고, 50명이 넘는 직원도 내보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직원 숫자를 최소화하고 분위기가 나아질 때를 기다리고 있지만 문의전화조차 받기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업계의 줄도산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jeon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