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IG)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IG) / 사진=현대차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시장 침체 등으로 하반기 어려운 첫 스타트를 끊었다. 이 가운데 성적표는 주력 모델의 흥행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가 지난달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한국GM과 기아자동차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 잘 팔리는 차, 회사 끌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판매가 5만9614대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24.5% 늘어나 가장 높은 개선세를 나타냈다.

신형 그랜저(IG)가 8개월 연속 1만대 넘게 팔리는 등 돌풍을 이어갔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달 1만2093대(하이브리드 포함)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는 첫 달 3145대가 팔렸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8658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보다 14.7% 증가했다. 티볼리 브랜드와 G4 렉스턴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실적에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티볼리는 지난달 4479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 등 잇따른 경쟁 차종의 공습에도 큰 차이 없이 시장 내 입지를 지켜냈다. 최근 새로운 디자인과 상품성 개선을 거친 티볼리 아머 출시가 주효했다.

대형 SUV G4 렉스턴은 1586대가 팔렸다. 지난 6월보다 약 1200대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유럽 수출 대비로 인한 물량 조절과 7인승 대기 수요 등이 영향을 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 판매가 702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났다.

주력 차종인 SM6가 3157대, QM6는 1638대 팔려나갔다. SM6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뒷걸음질쳤지만 여전히 단단한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이밖에 SM5와 QM3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두 차종은 지난달 각각 407대1379대가 팔렸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아머 / 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아머 / 사진=쌍용차
◆ 한국GM·기아차 부진, 신차와 상품성 개선으로 극복

한국GM과 기아자동차는 신차 효과가 줄어들면서 부진한 성과를 냈다. 남은 하반기 신차와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로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 판매가 4만3611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것이다.

경차 모닝과 K시리즈 등 주요 승용 모델의 판매가 뒷걸음질쳤다. 기아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카니발(6261)과 쏘렌토(6017대), 봉고(5516대) 순이었다.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1040대의 판매고를 올려 월평균 판매목표인 1000대를 넘어섰다. 경제성을 앞세운 신차 스토닉은 1342대가 팔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 스토닉 등 신차와 친환경차 니로를 통해 판매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의 경우 판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무엇보다 반등을 노릴 신차 카드가 없다. 새로 선보일 모델은 연말께 나올 준중형차 크루즈 디젤 뿐이다.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1만801대를 팔았다. 작년 동기보다 24.8% 급감했다.

스파크와 말리부 등 기존 주력 차종이 맥을 못 췄다. 두 모델은 지난달 각각 4425대, 234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다만 스파크의 경우 최근 새로운 옵션(선택 사양)을 적용한 뒤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 편의사양 보강 등으로 하반기 내수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의 쉐보레 말리부 / 사진=한국GM
한국GM의 쉐보레 말리부 / 사진=한국GM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