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첫날 가입자 몰려 에러 발생"
27일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는 가입해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평균 7분이면 된다는 카카오뱅크의 설명과 달리 30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가입 절차 도중에 자주 에러가 나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날 가입자가 몰려 서버의 트래픽이 폭주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에 기자가 직접 가입을 시도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뱅크'를 입력해 검색했더니 첫 화면에서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검색 결과 최상단에는 제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앱이 있었다.
화면을 스크롤해서 아래로 내려야 카카오뱅크 앱을 찾을 수 있었다.
앱 출시 직후 검색 빈도가 낮아서 생겨난 '해프닝'으로 풀이된다.
앱을 설치하면 개인정보 입력 화면과 전자금융거래 기본약관 등 필수 정보 동의 절차, 인증비밀번호 입력 화면 등을 거친다.
계좌를 개설하려고 입출금통장 신청을 누르면 실명확인용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화면이 나온다.
만약 은행 영업일 기준으로 최근 20일 이내에 입출금통장을 만든 적이 있다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당국의 규정에 따라 통장 발급이 제한된다.
영문 이름과 집 주소, 직장정보를 입력했을 때 첫 번째 에러가 났다.
'앗, 문제가 발생했어요,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란 알림창이 뜨고서 더는 진행이 안 됐다. 오전 9시 이전이어서 전화나 카카오톡 상담을 통해 관련 내용을 문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앱을 삭제한 후 재설치했다.
이번에는 앱이 실행조차 되지 않았다.
대여섯 번 삭제 후 재설치 과정을 반복하고서야 가입 절차를 재개할 수 있었다.
신분증으로 본인 인증하는 과정에서도 난관에 부닥쳤다.
안내에 따라 신분증을 촬영했으나 앱이 신분증을 인식하지 못했다.
재촬영을 9번 한끝에 신분증을 업로드할 수 있었다.
본인의 다른 은행 계좌로 카카오뱅크 입금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다른 은행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뱅크가 해당 계좌로 1원을 입금해준다.
카카오뱅크가 입금할 때 지정한 입금자 이름 4글자를 다시 입력해야 한다.
본인인증 절차의 하나다.
기자가 받은 입금자 이름은 '초록상추'였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대신해 간편하게 본인인증을 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하지 않는 고객이라면 이 방식으로 본인인증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입금자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서 은행이나 자동입출금기(ATM)에서 이체내역을 조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행계좌인증 단계를 마치면 계좌개설 절차가 마무리된다.
기자가 앱을 설치해 계좌를 개설하기까지 36분이 걸렸다.
평균 7분이면 된다는 카카오뱅크의 설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카카오뱅크의 입출금계좌는 금융거래 한도계좌로 개설된다.
금융거래 한도계좌는 앱 이체 한도가 하루에 200만원이다.
거래내역 등을 통해 금융거래 목적이 확인되면 일반계좌로 전환돼 한도가 앱 이체 한도가 상향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출범 첫날 접속자가 몰려 에러가 발생하고 있다"며 "서버를 늘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