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등 유통사 '레이싱홍' 앤드류 바샴 사장…"한국 내 고용 연내 20% 늘릴 것"

"한국 고급 차 소비자들은 매우 수준 높고 세련되며, 기대 수준 또한 매우 높다.

(레이싱홍 그룹의) 매출 면에서는 중국이 1위 시장이지만, 질적으로는 한국이 최상이다"
앤드류 바샴 레이싱홍 자동차 사업부 총괄 사장은 한국 차 시장과 소비자의 특징을 묻자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답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레이싱홍(LEI SHIN HONG)은 세계에서 가장 큰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일 뿐 아니라 포르쉐 등 다른 고급 브랜드 차들도 전문적으로 유통한다.

한국에도 이미 1980년대 중반에 진출, 한성자동차 등 딜러사를 설립해 벤츠나 포르쉐 등을 판매하고 사후서비스(A/S) 센터 등도 운영하고 있다.

한성자동차는 현재 국내 딜러사 가운데 벤츠 판매량이 가장 많은 1위 업체다.

바샴 사장은 "레이싱홍 입장에서 한국은 매출 등에서 중국에 이어 2위인 데다.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우리도 한국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시설, 고객 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이싱홍이 한국에 처음 진출한 시점은 국내에서 수입차를 찾아보기조차 어려웠던 1985년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바샴 사장은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목재 사업을 하던 레이싱홍 그룹은 거래처로서 한국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었고, 목재 운송에 벤츠 트럭을 많이 사용했다"며 "따라서 자연스럽게 벤츠의 권유에 따라 한국에서 벤츠를 취급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벤츠가 수입차로서는 처음 월 판매량 7천만 대를 돌파한 데 대해 그는 "우리는 한국 수입 자동차 시장의 개척자"라며 "불모지에서 사업을 일으키고 외환위기 등 힘든 시기에도 철수하지 않고 버티니 이런 좋은 시기를 만나게 된 것 같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한국에서 이처럼 벤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프리미엄 고급 차로서 벤츠의 품질, 인지도와 함께 한국 딜러, 기술자들의 뛰어난 역량이 꼽혔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보통 소비자가 차량을 사는 순간 딜러와 소비자의 인연은 끊어지지만, 한국에서는 차에 문제가 생기거나 수리가 필요한 순간까지 거의 항상 소비자들이 딜러를 찾는다"며 "이처럼 소비자와 한국 딜러의 인연이 차량 소유 기간 내내 이어진다는 점, 세계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정비 기술자가 한국에 많다는 점 등이 한국 소비자들의 벤츠 구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싱홍 그룹은 이처럼 중요한 한국 시장에 대한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도 약속했다.

바샴 사장은 "레이싱홍 그룹은 1985년 이후 32년간 한국에서 번 돈을 1원도 본사에 송금하지 않고 한국에 재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2014년 28개였던 레이싱홍 그룹의 한국 내 전시장, 서비스센터 등 시설 수를 올해 말까지 54개까지 확충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올해 초 기준 2천100명 정도인 한국 내 직원 수도 올해 말까지 2천500명으로 약 20% 정도 늘릴 계획"이라며 "시장에서 더 많은 차가 팔릴수록, 더 많은 정비 기술자와 어드바이저(상담사), 영업사원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