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코스피지수 2400선을 넘어서며 새 역사를 썼다. 올 들어 지긋지긋한 박스권을 뚫으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넘어서자 ‘개미(개인투자자)’들도 뒤늦게 주식 투자에 가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투자자가 훨씬 많다. 투자를 결심하더라도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할지, 아니면 소외된 업종의 순환매에 베팅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독립리서치 리서치알음의 최성환 대표(수석연구원·사진)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 두렵다면, 정부 정책 수혜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새 정부 초기인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주가가 덜 오른 정책 수혜주를 집중적으로 발굴해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유화증권에서 10여 년간 중소형주(스몰캡)를 분석했다가 2015년 제도권을 떠났다. 그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공을 위한 필수 덕목으로 탐구심과 순발력을 꼽았다. 그는 “매출, 거래량 등의 제약으로 제도권에서 분석하지 않는 중소형 기업이 많아 시장에는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 갈증이 많다”며 “탈(脫)원전 정책이 나오면 신재생에너지 업종, 치매 관련 정책이 나오면 의약·바이오 업종에 주목하는 식으로, 수혜 기업을 탐구하고 공부하는 순발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개정 수혜주를 예로 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화평법 개정안 논의가 임박하자 그는 임상시험수탁(CRO) 전문기업 바이오톡스텍이 뜰 것으로 직감했다. 바이오톡스텍은 의약품과 화학물질 등 신물질의 유해성과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업이다. 리서치알음은 지난달 11일 보고서를 내고 “새 정부에서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연구를 선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관련 기업 바이오톡스텍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년간 바이오톡스텍에 대한 유일한 보고서였다. 결과는 적중했다. 바이오톡스텍 주가는 최근 한 달간 50%가량 뛰었다. 주가는 지난달 1일 5850원에서 현재 9000원대까지 올랐다.

최 대표는 올해 초 독립리서치 리서치알음을 창업했다. 독립리서치는 특정 기업이나 금융회사에 속하지 않아 자유롭게 스몰캡 기업을 집중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최 대표는 “투자할 만한 매력이 충분한 회사임에도 제도권 리서치센터에서는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하루 평균 거래금액 10억원 이상, 분석 시점 당시 영업흑자 등 여러 조건의 제약이 있다”며 “리서치알음은 아무런 제약 없이 성장성이 큰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데 모든 힘을 쏟는다”고 설명했다. 리서치알음은 올해 다원시스 라온시큐어 신성델타테크 등 15개 기업 보고서를 내놨다.

최 대표는 유망 업종으로 보안 업종을 꼽았다. 최 대표는 “글로벌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가 사이버 보안”이라며 “국내 보안 시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율주행이든 인공지능이든 4차 산업혁명이 제대로 꽃을 피우려면 보안분야에 대한 선제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국내 보안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될 시기가 곧 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