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처럼 마스크로 못 걸러…주의보 발령땐 야외활동 자제를
최근 오존 주의보 발령 횟수가 늘고 있다. 오존 주의보는 오존 농도가 시간당 0.12ppm 이상일 때 내려진다. 이달 들어서만 5일간 28개 권역에 오존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포항, 진주 등 10개 권역에 동시 발령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존은 미세먼지나 자외선에 비해 경각심이 덜한 탓에 농도가 높은 날에도 배씨같이 야외활동을 계속하다가 호흡기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여름철에 특히 강한 오존에 장시간 노출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존은 지표면에서 20~25㎞ 떨어진 성층권에 층을 형성해 태양으로부터 자외선을 차단한다. 하지만 지표면 근처의 대류권에 내려오면 인체에 해를 끼치는 오염물질이 된다. 민 교수는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 중에 있는 오존은 인체의 점막 부분을 손상시키는 유해물질”이라고 했다. 호흡기뿐만 아니라 각막, 결막 등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오존의 화학식은 O₃다. 산소(O) 원자 3개가 뭉친 형태다. 오존은 분자구조가 불안정한 탓에 반응성이 높다. 특히 산화작용을 일으킨다. 적당량의 오존은 살균, 탈취 등의 작용을 하지만 일정 농도 이상을 넘어서면 인체조직에 산화작용을 일으켜 조직을 손상시킨다.
대류권에 존재하는 오존은 자동차나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나 탄화수소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자외선과 만나면서 만들어진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자외선 세기가 가장 강해지는 7~8월에 시간당 오존의 최고 농도가 정점에 이른다. 민 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해도 자외선이 강하지 않으면 오존 생성량이 많지 않다”며 “오존 농도가 자외선의 세기와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오존 생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자외선”이라고 말했다.
오존은 미세먼지처럼 마스크 등으로 걸러낼 수 없다. 오존 주의보가 내려지면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 관련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한국환경공단은 오존 농도가 0.09ppm을 넘기면 ‘나쁨’으로 규정하고 특별한 질환이 없는 일반인도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민 교수는 “오존 농도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가 가장 높다”며 “이 시간대에는 집안 환기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