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17만개 주문 문의
코르크는 공병 위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다. 공병의 빈 공간을 울림통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넓은 음역대를 제공할 수 있어 음질이 좋다. 공병을 음악을 듣는 데 한 번 더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보호’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다 쓴 공병에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보다 창출하는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외에서 사용하면서도 마치 실내 고급 스피커처럼 음질이 좋은 스피커를 고민하다가 코르크를 개발했다. 이어폰을 통해 휴대폰이나 노트북에서 듣는 음악은 오래 듣기에 귀가 아프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서관에서 각종 청각 관련 전공서적을 독파한 끝에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가 있고 이 주파수를 고루 소화해내야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넓은 음역대를 내려면 큰 울림통이 필요한데 큰 스피커는 들고 다니기 어려운 게 해결 과제였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공병을 진공관으로 활용하는 스피커를 개발하게 된 계기다. 공병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코르크마개 형태로 스피커를 디자인했다.
이 대표는 “‘도전! K-스타트업 2016’ 왕중왕전은 사업 아이템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며 “한 달 뒤, 1년 뒤 어떤 기업으로 성장할 것인지 끊임없이 물어보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을 들으면서 회사의 미래 비전을 고민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당장 물건을 파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앞으로 회사가 어떤 비전을 세워야 할지, 무엇을 경영철학으로 삼아야 할지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미다스 디자인’이라는 임시 기업명으로 대회에 참가했던 이 대표는 이후 자신감을 얻어 작년 10월 본격적으로 ‘이디연’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홍보가 되면서 여러 제조업체와의 협업 기회도 얻었다. 이번 달 중순부터 판매를 목적으로 모 전자제품업체와 휴대용 선풍기를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회사와 공동 개발 중인 가습기는 오는 11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기능으로 아름다움 이상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주는 것이 목표다.
코르크는 현재 해외에서도 서서히 반응을 얻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KBS1 채널의 창업경진대회 중계방송을 보고) 일본 중국 호주 스웨덴 등의 업체에서 약 17만 개의 주문 문의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디연은 올 연말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 디퓨저(방향제)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