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1500종 소시지·황금빛 족발…누구나 외치게 된다 "프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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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셰프' 박찬일의 세계음식 이야기 - 독일 음식
독일 슈퍼마켓의 소시지 코너, 엄청난 가짓수에 뭘 골라야 할지
잘 어울리는 음료는 단연코 맥주
고소하고 쌉쌀한 필스너, 바이스비어는 향 좋고 부드러워
껍질은 바삭, 속살은 촉촉한 독일식 족발도 꼭 맛봐야
독일 슈퍼마켓의 소시지 코너, 엄청난 가짓수에 뭘 골라야 할지
잘 어울리는 음료는 단연코 맥주
고소하고 쌉쌀한 필스너, 바이스비어는 향 좋고 부드러워
껍질은 바삭, 속살은 촉촉한 독일식 족발도 꼭 맛봐야
독일 음식을 연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바로 소시지다. 전국적으로 1500종이나 된다. 물론 최근에는 산업화되면서 대량생산한 소시지를 슈퍼마켓에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과거의 다채로운 지역 소시지는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여전히 독일인에게 소시지와 햄은 뺄 수 없는 음식이다. 소시지는 부어스트라고 부르는데, 모양이 아주 다양하다. 재료도 상상을 초월한다. 원래 독일인은 양이나 소고기를 별로 많이 먹지 않는다. 무조건 돼지고기가 톱이다. 그러니 돼지에서 나는 온갖 부위를 소시지에 다 이용한다. 살코기는 물론이고, 내장, 피도 쓴다. 우리네 순대랑 비슷한 피 소시지(블룻부어스트)도 있다. 간을 넣어서 만드는 소시지(레버부어스트)도 있는데, 이 경우는 빵에 소스처럼 발라 먹는 용도로 주로 쓴다. 조리법도 다양하다. 삶거나 굽기, 찌기, 오븐구이, 차갑게 해서 먹는 경우도 있다.
고소하고 쌉쌀한 맥주가 일품
특이한 소시지 중에는 커리 부어스트가 있다. 말 그대로 커리 소스를 얹어낸다. 소시지 자체에 커리 양념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조리한 소시지에 커리를 뿌린다. 가게마다 레시피가 달라서, 경쟁한다. 커리 외에 달콤하고 진득한 소스를 뿌려 내는 경우가 많다. 아주 간단한 레시피지만 매력적인 맛으로 독일인을 사로잡았다. 흥미로운 건 이 소시지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겼다는 점이다. 독일이 동서독으로 갈라져 서독에는 연합군이 진주했다. 이때 영국군이 커리를 서베를린에 풀었고, 이것이 독일의 전통적인 소시지 요리에 결합된 것이 바로 커리 부어스트다. 커리 부어스트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고, 심지어 베를린에는 박물관도 있다. 값도 싸서 감자요리를 곁들여서 보통 7~8유로면 먹을 수 있다. 소시지는 독일을 대표하는 음식이어서 슈퍼마켓에 가면 따로 거대한 코너가 있다. 온갖 재료, 크기별, 지역별로 섞여서 도대체 어떤 소시지를 고를지 난감할 정도다. 독일 슈퍼마켓에서 꼭 소시지 코너를 구경해 볼 것.
소시지를 먹을 때 제일 잘 어울리는 음료는? 맥주다. 맥주가 왜 음료냐고 물으면 애매하지만, 술보다는 음료에 가깝다. 청소년들도 마신다. 심지어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판다(유럽 다른 나라도 상당수 팔기는 한다). 맥주에 빅맥을 먹는 장면을 독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맥주 종류도 워낙 많아서 일별하기조차 어렵다. 대체로 필스너와 바이스비어, 라거 같은 맥주로 나눠볼 수 있다. 물론 검은색의 둥켈 같은 종류도 많다. 어느 도시든 돌아다니면 다 다른 맥주를 팔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만큼 브랜드가 많고, 하우스 맥주도 흔하다.
필스너는 우리가 좋아하는 라거와 비슷한 스타일인데 좀 더 씁쓸하고 진하다. 대체로 한국처럼 온도를 낮게 하고 탄산을 많이 넣어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목젖을 자극하는 통쾌한 맛은 적지만, 고소하고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맞다. 바로 음식에 어울리는 맥주인 것이다. 좀 향긋하고 부드러운 맥주는 바이스비어, 즉 밀맥주다. 헤페바이스비어도 비슷한 종류다.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맥주인데, 원래 독일 남부지역의 주력 맥주다. 둥켈(둥클레스)은 맥아를 진하게 볶아서 색깔을 검게 낸 것으로 역시 음식에 잘 어울린다.
다양한 종류의 감자와 빵이 주식
독일인이 소시지와 맥주를 마실 때 대개 곁들이는 것이 바로 감자다. 독일에서 감자는 그냥 반찬거리나 채소가 아니라 곡물의 지위를 갖는다. 즉, 주식이라는 말이다. 감자 종류도 아주 다양해서 슈퍼마켓에 가면 열 종류 이상이 진열돼 있다. 용도에 맞게 골라서 쓴다. 삶는 것, 튀기는 것, 삶아서 으깨 먹는 것, 삶아서 저민 뒤 마요네즈와 버무려 차갑게 먹는 것 등 가지가지다.
독일인은 소고기를 안 좋아한다고 썼는데, 이것도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얘기다. 최근에는 버거와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풍토가 생겼다. 독일 전통식당이라고 하더라도 대도시에 가면 이런 요리를 같이 파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독일 음식 문화가 인접한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달리 소박한 편이어서 외래 음식의 진출이 활발했다.
또 독일의 실용주의적 태도도 외국 음식이 쉽게 안착하는 효과를 냈다. 한마디로 ‘맛있으면 그만이지’라고나 할까. 대도시에는 곳곳에서 스테이크하우스가 영업하기도 한다. 미국식으로 무게를 달아서 부위별로 팔고 맛도 좋고 값도 싸다. 보통 서로인 스테이크를 250g 정도 구웠다고 하면 20유로 내외다. 질에 비해 아주 싸다. 이때 감자를 곁들이는데 전통적인 삶은 감자만큼 프랑스식으로 튀김을 먹는 경우도 많아졌다. 흥미로운 건 프렌치프라이는 프랑스나 미국보다 더 맛있게 튀긴다고 느껴진다는 것. 감자가 좋아서일까.
독일인의 주식이 감자라고 했지만 빵을 뺄 수 없다. 전국적으로 300종이나 되는 빵이 있다. 독일은 밀과 호밀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고, 특히 통밀빵은 독일을 대표한다. 아침 6시나 7시면 문을 여는 빵집(베케레이)에 가서 빵을 보라. 놀라울 정도로 맛있는 빵이 아주 다양하다. 프랑스식 바게트도 있고, 전통적인 빵도 아주 많다. 이 빵에 치즈와 햄을 끼워서 아침식사로 먹는 독일인도 많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인이 아침식사로 커피에 주로 크루아상을 먹는 반면, 독일인은 반반인 듯하다. 즉 짭짤한 햄과 치즈를 끼운 빵과 크루아상 같은 버터 빵을 먹는 비율이 뒤섞여 있다. 수준 높은 와인, 족발도 즐겨
위에서 짧게 맥주를 언급했지만 사실 독일인이 더 많이 마시는 술은 와인이다. 1년 기준 인구 1인당 20L가 넘는다. 엄청난 양으로 인접 프랑스, 이탈리아에 필적한다. 특히 남쪽은 맥주, 서쪽은 와인이라고도 한다. 물론 이제는 전국이 와인과 맥주를 골고루 마시는 편이다.
독일와인 하면 흔히 화이트(리슬링, 모젤 등)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어느 정도는 맞지만 레드와인도 아주 훌륭하다. 특히 슈페트부르군더라고 하는 품종을 마셔보면 놀라워할 것이다. 이는 프랑스의 유명한 피노누아와 비슷한 계열로 화사한 꽃향기, 더러 톡 쏘는 타닌과 우아한 풍미를 보여준다. 기회가 되면 꼭 마셔보길 권한다.
독일 음식을 말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족발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워낙 족발을 좋아하니까 더 자주 언급된다. 바로 슈바이네 학센, 아이스바인 같은 돼지 족요리다. 전자는 오븐에 구운 것, 후자는 삶은 것이다. 겨자와 자우어크라우트(백김치), 감자를 곁들여 먹는다. 엄밀히 말하면 족발이 아니고 종아리나 앞다리 허벅지에 해당한다. 슈바이네 학세는 껍질을 바삭하게 황금색으로 굽는 것이 맛의 비결인데, 가게마다 수준 차이가 꽤 난다. 이런 요리는 집에서 해먹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고 전통식당에서 먹는다.
독일에도 돈가스가 있다? 그렇다. 보통 비엔나식 슈니첼이라고 부르는 돈가스다. 돼지고기를 쓸 때도 있고 송아지갈비를 펴서 만들기도 한다. 빵가루를 입혀서 팬에서 버터나 오일에 지져 낸다. 양이 엄청나게 많고 맛있다. 비엔나(오스트리아)식이라고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독일어권에서 교류된 음식이라 독일요리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꼭 시켜볼 메뉴다.
한식 일식 등 아시아 음식 열풍 독일이 소시지와 햄, 구운 고기, 감자를 많이 먹기는 하지만, 점차 새로운 형태의 요리 인류가 탄생하고 있다. 아침에 가볍게 시리얼을 먹고, 유기농 채소로 샐러드를 해 먹고, 짜지 않게 먹는다. 채식주의자도 많다. 웰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문 방송에서도 요리를 다룰 때 핵심 주제가 그것이다. 이런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잡지일 것이다. 웰빙 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잡지가 잘 팔린다.
독일 음식에 편입된 외국 음식으로는 터키식을 꼽을 수 있다. 바로 케밥이다. 서부 독일은 전후 복구 사업을 하면서 많은 노동자가 필요했고, 이때 터키인이 들어왔다. 마치 한국에 화교들이 일제강점기에 노동자로 대거 유입된 것과 비슷하다. 중화요리집이 많이 생기듯 터키 케밥집도 엄청나게 많다. 일상의 식사로 독일인에게 접수됐다. 닭이나 양고기 등을 저며서 빵과 쌀요리를 곁들여 한 접시를 이루는 케밥은 검소한 독일인의 성정에 잘 맞았다. 케밥은 독일인에게 별식으로, 간식으로, 청소년들의 음식으로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이런 대열에는 아시아 음식도 합류했다. 한식도 인기를 끄는 집이 생겼으며, 일식은 아주 큰 열풍이다. 초밥(물론 솜씨는 상당히 떨어진다)과 김밥류는 명품 백화점에서도 팔고 있을 정도. 길거리 음식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고소하고 쌉쌀한 맥주가 일품
특이한 소시지 중에는 커리 부어스트가 있다. 말 그대로 커리 소스를 얹어낸다. 소시지 자체에 커리 양념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조리한 소시지에 커리를 뿌린다. 가게마다 레시피가 달라서, 경쟁한다. 커리 외에 달콤하고 진득한 소스를 뿌려 내는 경우가 많다. 아주 간단한 레시피지만 매력적인 맛으로 독일인을 사로잡았다. 흥미로운 건 이 소시지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겼다는 점이다. 독일이 동서독으로 갈라져 서독에는 연합군이 진주했다. 이때 영국군이 커리를 서베를린에 풀었고, 이것이 독일의 전통적인 소시지 요리에 결합된 것이 바로 커리 부어스트다. 커리 부어스트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고, 심지어 베를린에는 박물관도 있다. 값도 싸서 감자요리를 곁들여서 보통 7~8유로면 먹을 수 있다. 소시지는 독일을 대표하는 음식이어서 슈퍼마켓에 가면 따로 거대한 코너가 있다. 온갖 재료, 크기별, 지역별로 섞여서 도대체 어떤 소시지를 고를지 난감할 정도다. 독일 슈퍼마켓에서 꼭 소시지 코너를 구경해 볼 것.
소시지를 먹을 때 제일 잘 어울리는 음료는? 맥주다. 맥주가 왜 음료냐고 물으면 애매하지만, 술보다는 음료에 가깝다. 청소년들도 마신다. 심지어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판다(유럽 다른 나라도 상당수 팔기는 한다). 맥주에 빅맥을 먹는 장면을 독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맥주 종류도 워낙 많아서 일별하기조차 어렵다. 대체로 필스너와 바이스비어, 라거 같은 맥주로 나눠볼 수 있다. 물론 검은색의 둥켈 같은 종류도 많다. 어느 도시든 돌아다니면 다 다른 맥주를 팔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만큼 브랜드가 많고, 하우스 맥주도 흔하다.
필스너는 우리가 좋아하는 라거와 비슷한 스타일인데 좀 더 씁쓸하고 진하다. 대체로 한국처럼 온도를 낮게 하고 탄산을 많이 넣어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목젖을 자극하는 통쾌한 맛은 적지만, 고소하고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맞다. 바로 음식에 어울리는 맥주인 것이다. 좀 향긋하고 부드러운 맥주는 바이스비어, 즉 밀맥주다. 헤페바이스비어도 비슷한 종류다.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맥주인데, 원래 독일 남부지역의 주력 맥주다. 둥켈(둥클레스)은 맥아를 진하게 볶아서 색깔을 검게 낸 것으로 역시 음식에 잘 어울린다.
다양한 종류의 감자와 빵이 주식
독일인이 소시지와 맥주를 마실 때 대개 곁들이는 것이 바로 감자다. 독일에서 감자는 그냥 반찬거리나 채소가 아니라 곡물의 지위를 갖는다. 즉, 주식이라는 말이다. 감자 종류도 아주 다양해서 슈퍼마켓에 가면 열 종류 이상이 진열돼 있다. 용도에 맞게 골라서 쓴다. 삶는 것, 튀기는 것, 삶아서 으깨 먹는 것, 삶아서 저민 뒤 마요네즈와 버무려 차갑게 먹는 것 등 가지가지다.
독일인은 소고기를 안 좋아한다고 썼는데, 이것도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얘기다. 최근에는 버거와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풍토가 생겼다. 독일 전통식당이라고 하더라도 대도시에 가면 이런 요리를 같이 파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독일 음식 문화가 인접한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달리 소박한 편이어서 외래 음식의 진출이 활발했다.
또 독일의 실용주의적 태도도 외국 음식이 쉽게 안착하는 효과를 냈다. 한마디로 ‘맛있으면 그만이지’라고나 할까. 대도시에는 곳곳에서 스테이크하우스가 영업하기도 한다. 미국식으로 무게를 달아서 부위별로 팔고 맛도 좋고 값도 싸다. 보통 서로인 스테이크를 250g 정도 구웠다고 하면 20유로 내외다. 질에 비해 아주 싸다. 이때 감자를 곁들이는데 전통적인 삶은 감자만큼 프랑스식으로 튀김을 먹는 경우도 많아졌다. 흥미로운 건 프렌치프라이는 프랑스나 미국보다 더 맛있게 튀긴다고 느껴진다는 것. 감자가 좋아서일까.
독일인의 주식이 감자라고 했지만 빵을 뺄 수 없다. 전국적으로 300종이나 되는 빵이 있다. 독일은 밀과 호밀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고, 특히 통밀빵은 독일을 대표한다. 아침 6시나 7시면 문을 여는 빵집(베케레이)에 가서 빵을 보라. 놀라울 정도로 맛있는 빵이 아주 다양하다. 프랑스식 바게트도 있고, 전통적인 빵도 아주 많다. 이 빵에 치즈와 햄을 끼워서 아침식사로 먹는 독일인도 많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인이 아침식사로 커피에 주로 크루아상을 먹는 반면, 독일인은 반반인 듯하다. 즉 짭짤한 햄과 치즈를 끼운 빵과 크루아상 같은 버터 빵을 먹는 비율이 뒤섞여 있다. 수준 높은 와인, 족발도 즐겨
위에서 짧게 맥주를 언급했지만 사실 독일인이 더 많이 마시는 술은 와인이다. 1년 기준 인구 1인당 20L가 넘는다. 엄청난 양으로 인접 프랑스, 이탈리아에 필적한다. 특히 남쪽은 맥주, 서쪽은 와인이라고도 한다. 물론 이제는 전국이 와인과 맥주를 골고루 마시는 편이다.
독일와인 하면 흔히 화이트(리슬링, 모젤 등)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어느 정도는 맞지만 레드와인도 아주 훌륭하다. 특히 슈페트부르군더라고 하는 품종을 마셔보면 놀라워할 것이다. 이는 프랑스의 유명한 피노누아와 비슷한 계열로 화사한 꽃향기, 더러 톡 쏘는 타닌과 우아한 풍미를 보여준다. 기회가 되면 꼭 마셔보길 권한다.
독일 음식을 말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족발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워낙 족발을 좋아하니까 더 자주 언급된다. 바로 슈바이네 학센, 아이스바인 같은 돼지 족요리다. 전자는 오븐에 구운 것, 후자는 삶은 것이다. 겨자와 자우어크라우트(백김치), 감자를 곁들여 먹는다. 엄밀히 말하면 족발이 아니고 종아리나 앞다리 허벅지에 해당한다. 슈바이네 학세는 껍질을 바삭하게 황금색으로 굽는 것이 맛의 비결인데, 가게마다 수준 차이가 꽤 난다. 이런 요리는 집에서 해먹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고 전통식당에서 먹는다.
독일에도 돈가스가 있다? 그렇다. 보통 비엔나식 슈니첼이라고 부르는 돈가스다. 돼지고기를 쓸 때도 있고 송아지갈비를 펴서 만들기도 한다. 빵가루를 입혀서 팬에서 버터나 오일에 지져 낸다. 양이 엄청나게 많고 맛있다. 비엔나(오스트리아)식이라고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독일어권에서 교류된 음식이라 독일요리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꼭 시켜볼 메뉴다.
한식 일식 등 아시아 음식 열풍 독일이 소시지와 햄, 구운 고기, 감자를 많이 먹기는 하지만, 점차 새로운 형태의 요리 인류가 탄생하고 있다. 아침에 가볍게 시리얼을 먹고, 유기농 채소로 샐러드를 해 먹고, 짜지 않게 먹는다. 채식주의자도 많다. 웰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문 방송에서도 요리를 다룰 때 핵심 주제가 그것이다. 이런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잡지일 것이다. 웰빙 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잡지가 잘 팔린다.
독일 음식에 편입된 외국 음식으로는 터키식을 꼽을 수 있다. 바로 케밥이다. 서부 독일은 전후 복구 사업을 하면서 많은 노동자가 필요했고, 이때 터키인이 들어왔다. 마치 한국에 화교들이 일제강점기에 노동자로 대거 유입된 것과 비슷하다. 중화요리집이 많이 생기듯 터키 케밥집도 엄청나게 많다. 일상의 식사로 독일인에게 접수됐다. 닭이나 양고기 등을 저며서 빵과 쌀요리를 곁들여 한 접시를 이루는 케밥은 검소한 독일인의 성정에 잘 맞았다. 케밥은 독일인에게 별식으로, 간식으로, 청소년들의 음식으로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이런 대열에는 아시아 음식도 합류했다. 한식도 인기를 끄는 집이 생겼으며, 일식은 아주 큰 열풍이다. 초밥(물론 솜씨는 상당히 떨어진다)과 김밥류는 명품 백화점에서도 팔고 있을 정도. 길거리 음식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