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아역 배우에서 아시아를 뒤흔드는 한류스타까지. 배우 김수현은 가파르게 질주했다. 그러나 거침없이 빛나던 그의 이력에 제동이 걸렸다. 한류스타 김수현의 출연, 설리와의 베드신 등으로 기대를 한껏 높인 영화 `리얼`.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평론가, 언론의 혹평이 이어지고 관객 반응 역시 차갑다. 난해한 내용, 연출력, 자극적 소재의 과잉 등 개연성 없는 스토리, 황당무계한 전개가 그 이유다. 혹평은 조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김수현으로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 기대감이 컸을 거다. `리얼`의 혹평이 한창 쏟아지고 있을 때 그와 인터뷰를 하게 됐다. 영화의 원톱 주연인 그는 비난과 조롱의 무게를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는 현재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담담하게 잘 견디고 있었다. 그 속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김수현이 이 영화에 쏟아부은 열정은 폄훼할 수 없을 것 같다.VIP 시사회 도중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습니다. 김수현의 눈물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요. 눈물의 의미는 뭔가요?무대 인사를 도는데 맨 앞줄에 연출팀, 제작팀 막내들이 앉아있었어요. 그 친구들이 `형`이라고 부르면서 응원을 하는데 촬영하면서 같이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서 갑자기 눈물이 흘렀어요. `형`소리를 듣는 건 이번 현장이 처음이었거든요. 막내들이 응원을 해주니 울컥했던 것 같아요.사실 영화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는 않습니다.지금의 반응들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저도 시나리오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계속 틀렸었어요. 이런 반응이 `리얼`이 관객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흐름을 놓치더라도 마음으로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거든요. 불친절한 영화일 수 있습니다. 퍼즐이나 미로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든 `리얼`은 제가 사랑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해리성 인격장애 캐릭터를 비롯해 액션과 노출까지 소화해야 했습니다.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김수현 정도의 스타면 쉽게, 잘할 수 있는 영화를 고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진짜 이유가 궁금합니다.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직접 소화하고 싶은 욕심에 작품을 선택했어요. `별그대`의 경우 외계인, 400년 전 설정, 교수 등의 요소로 도전했다면 이번의 도전 종목이 좀 달랐어요. 사실 이걸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어요. 이때까지 해보지 않은 노출 역시 부담스러웠고요. 그렇지만 작품에 대한 욕심이 났죠. 꼭 하고 싶었어요. 주로 헬스를 하면서 몸을 키웠고, 액션신에 필요한 복싱을 배우기도 했어요. 후반부에 있는 현대무용을 접목한 액션신도 연습을 많이 했고요.`리얼`에서 거친 성격의 조직 보스 장태영부터 비겁하고 특이한 성격의 투자자 장태영을 연기했는데요.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어땠나요?한마디로 하면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다른 작품은 캐릭터 하나만 가지고도 많은 고민을 하는데 이번 영화는 내가 연기해야 할 캐릭터가 많았으니까요. 한 영화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욕심냈던 부분이긴 한데 여러 캐릭터의 매력, 그 캐릭터 각각의 색깔을 고민하느라 시간도 노력도 몇 배가 들었어요. 캐릭터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꽤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죠.쉽게 촬영한 장면은 없었을 것 같아 우열을 가리기 힘들겠지만,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서운 대본을 이겨내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나서는 센 장면들을 극복하는 것이요. 센 장면에 먹히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했어요. 물론 노출씬도 부담이긴 했죠. 하지만 부담스럽거나 겁이 나거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지더라도 정답은 정해져 있었기에 그걸로 이겨낸 게 아닌가 싶어요. 이미 대본이 다 있는 거라 대본대로만 하면 되는 거였어요. 단지 표현할 방법만 찾으면 되니까요. 그런 걸 찾는 데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사실..영화를 봐도 잘 모르겠는데, 몇 개의 인격을 연기한 것인가요? 헤매는 관객을 위해 힌트를 주세요.제가 무대인사에서 힌트를 드리기도 했는데 제목은 `리얼`이지만 이 영화는 가짜들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이 나오는 건 맞아요. 하지만 총 4개의 인격이죠. 원래의 르포작가 장태영과 식물인간이 있고 각 인물에서 파생된 인격들이 또 있는 거죠. 수트 장태영과 투자자 장태영이요. 영화를 보시면 중간중간 헷갈리게 하는 함정들이 있어요.해석이 분분한 영화라는 평이 있습니다.저도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감독에게 내 해석에 대해 계속 검사를 받았어요. "이 장면은 이런 거죠?"라고 말하면 틀렸다고 하고, 다시 또 "이건 이런 건가요?" 라면 또 틀렸다고 하고 계속 틀렸어요. 나도 많이 틀렸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무슨 소리야?`라는 반응은 자연스러워요. 어떤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게 새롭기도 하고 재미있었어요. 결과와는 무관하게 이 작품을 굉장히 사랑해요. 좋아하는 취향이고요.결과물에 대해 만족하세요? 시나리오로 봤을 때와 완성본을 본 뒤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저는 그런 것에 대해 잘 비교를 못 하는 편이에요. 대본을 보고 상상했던 저를 그려가며 연기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모니터 할 때도 대본과 완성본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시나리오와 결과물에 대한 괴리감은 못 느꼈어요. 만족스러움의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표현한 색깔을 보고 나니 조금 해결이 됐어요.뻔한 질문이지만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이기도 하니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설리와의 호흡은 어땠나요?설리는 에너지가 넘쳐서 현장이 밝아지는 힘이 있었어요. 초반작업에서 열정을 많이 보여서 놀라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했죠. 개인적으로 영화에 나온 설리의 오디오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물론 얼굴도 아름답게 잘 나왔고요.두 배우 모두 정사씬이 처음이었는데요.촬영하면서 같은 마음이었어요. `배에 힘줘야지`라고 생각하고 보면 설리도 배에 힘주고 있고, `배에 힘줬더니 숨쉬기 힘드네` 싶으면 설리도 숨을 몰아쉬고 있더라고요. 하하. 뭐 이런 정도의 공감대가 있었어요.노출씬에만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세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많이 봐주지 못하고 다른 장면들에 덜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봐요. 하지만 아직 `리얼` 안에서 발견되지 않은 점도 많거든요. 영화가 끝나고 나면 부담스럽던 몸은 기억에 안 남고 다른 것이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감독 교체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언론 시사에서 이사랑 감독은 공동 작업이었다고도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말씀해주세요.영화의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두 감독은 항상 같이 있었어요. 같이 시나리오를 수정하기도 하고 캐릭터를 만들고 완성시키는 단계부터 촬영을 시작하고 촬영을 끝낼 때 까지 두 분이 항상 같이 계셨었죠. 스태프나 배우들에게 나중에 영화의 방향성을 위해 한쪽을 선택하게 된 건데, 특별히 이질감은 못 느끼고 결정했었어요.관객에게 `리얼`이라는 영화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어요?저는 `리얼`이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기한 두 장태영의 가짜들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강한 인물들이에요. 실제로 자신이 진짜라고 외치잖아요? 그런데 그 믿음이 점점 흔들립니다. 그런 점에서 `리얼`은 두 인물의 믿음의 크기가 변화되는 과정이고,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의 선택을 담은 영화라고 생각해요.사진 코브픽쳐스 제공뉴미디어뉴스팀 장소윤기자 newmedia@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식당서도 시선강탈"…전지현, 남편-아들과 꾸밈없는 모습 포착ㆍ탁현민 저서 또 파문…"고1때 첫 성경험, 친구들과 공유했던 여자"ㆍ`인생술집` 홍석천, 사실혼 질문에 쿨한 자폭 "몇 번째인지 몰라"ㆍ가인, "연예계 먀약과의 전쟁" 물꼬 트나…경찰 `대마초 폭로` 수사 본격화ㆍ서정희, 리즈시절 vs 57세 근황… 믿기지 않는 `동안 미모`ⓒ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