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패션·여배우 일상…사진 거장들의 '찰나 미학'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케르테츠·로드첸코·배리·셀비·올라프 등 잇단 작품전
    회화성 짙은 사진 대거 선봬…역사현장 기록도 눈길
    오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전에 출품될 폴란드 출신 사진작가 피터 린드버그의 ‘매혹적인 저녁’.
    오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전에 출품될 폴란드 출신 사진작가 피터 린드버그의 ‘매혹적인 저녁’.
    17세기 르네상스 시대 컴컴한 방의 한쪽 벽에 조그만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이 방 바깥 편에 서 있는 물체를 거꾸로 비추던 ‘카메라 옵스큐라’에서부터 사진의 짧고도 긴 역사는 출발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림을 정확히 그리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카메라 옵스큐라를 활용했다.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현실의 이미지를 종이 위에 재현한 사진은 1960년 이후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면서 회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예술장르로 성장했다.

    실제와 허구,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넘나드는 ‘메이킹 포토(만든 사진)’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모처럼 국내외 유명 사진작가 작품이 여름 화단을 수놓고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으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 미국 작가 앙드레 케르테츠(1894~1985)부터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로드첸코(1891~1956), 영국의 케이트 배리(1967~2013), 미국의 토드 셀비와 네덜란드 출신의 어윈 올라프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사진 거장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거나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록 중심의 정통 사진을 비롯해 유명인의 일상과 패션, 역사적 현장을 카메라 렌즈에 포착한 작품들로 각기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인간에 관한 끊임없는 성찰로 따스한 ‘오감’을 전해준다.

    ◆거장들이 잡아낸 그림 같은 사진

    패션·여배우 일상…사진 거장들의 '찰나 미학'
    영화의 미장센을 연출하듯 사물의 순간 포착에 능숙한 케르테츠의 사진전은 오는 9월3일까지 서울 신문로 2가 성곡미술관에서 펼쳐진다. 1912년 카메라를 처음 손에 든 케르테츠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비롯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지에서 다양한 시각적 실험을 하며 현대인의 정서가 투영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번 전시에는 뚜렷한 명암 대비와 리듬감이 느껴지는 기하학적 구도로 잡아낸 걸작 70여 점이 나왔다. 적절한 빛이 적절한 실루엣을 적절한 순간에 비추는 것을 포착해 회화성이 짙은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920년대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을 주도한 로드첸코의 사진전은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을 주제로 30일 경기 성남시 아트스페이스J에서 시작한다. 디자이너, 화가, 조각가로도 활동한 로드첸코는 평생 사진으로 산업적인 이미지나 환상적인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과 맞물려 국내 처음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하이앵글’, 밑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로 앵글’ 등 시점의 변화를 통해 사물을 잡아낸 걸작 30여 점이 걸린다.

    카트린 드뇌브, 모니카 벨루치 등 유명 여배우의 인간적인 면모가 궁금하다면 서울 논현동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배리의 사진전을 찾아보자. 1960년대 스타일 아이콘이던 제인 버킨의 딸인 배리는 보그, 엘르, 마담피가로 등 유명 매거진과 협업하고, 가수들의 앨범 커버 작업, 유명 브랜드 광고 제작에 참여하며 사진작가로서 명성을 쌓았다. 이번 전시에는 여배우들의 모습을 치밀한 구도의 미장센으로 찍은 25점이 나와 있다. 2013년 우울증으로 자살하기 전까지 작업한 작품으로, 마치 수묵화처럼 거침없는 신비감을 뿜어낸다.

    ◆사진으로 재탄생한 유명 화가들 명작

    유명 화가의 명작과 사진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한 기획전도 놓칠 수 없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4일 개막하는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전이다. 애니 레보비츠와 어빙 펜(미국), 파울로 로베르시(이탈리아), 피터 린드버그(독일), 닉 나이트(영국) 등 대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패션지 보그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작품 120여 점을 선보인다. 스페인 황금 세기의 회화에서 미국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유명 화가들의 걸작에서 얻어낸 영감을 매력적인 사진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색다른 시각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 미국 사진작가 셀비가 유명인들의 유쾌한 일상을 찍은 사진전(대림미술관),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사진작가인 올라프의 사진전(공근혜갤러리), 우리 사회의 갈등과 이슈 현장을 기록한 노순택 씨의 사진전(아트선재센터)도 눈길을 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대참사가 된 <대홍수>, 넷플릭스의 300억짜리 참담한 연말 선물

      한국 영화계에서 SF는 무덤이다. 흥행으로 보나 비평으로 보나 지금껏 성공한 적이 거의 없다. 멀게는 심형래의 <용가리>와 <D-워> 같은 작품이 있었지만 그건 대체로 열외로 치는 분위기이다. SF 장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으로선 어려운 허들 경기인 셈이었는데 하나는 테크놀로지와 그것을 구현하는 자본력이었고 또 하나는 개연성을 지닌 상상력과 스토리였다.전자의 경우 본격 SF 장르를 구현하려는 시도는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에 이루어졌다. 감독 조성희의 <승리호>(2021)와 함께 배우 정우성이 제작한 8부작 <고요의 바다>(2021)가 잇따라 선보였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자본과 기술력(CG, VFX)의 발전은 눈부셨지만 스토리 면에서 불안정했다. 이야기의 목표지점이 분명하지 못했으며 대중적인 재미도 선사하지 못했다. 그래도 강수연의 유작 <정이>는 액션감이 있고 스토리의 구성력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과거 할리우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냄새가 났다. 에피소드를 반복하면서 전체 서사를 진화시키는 구조였다. 주인공이 죽었다가 다시 직전 과거로 돌아가 죽을 상황 하나하나를 개선하거나 극복해 가는 이야기이다. 어느 정도 주목은 받았지만, 수작이라는 평가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SF는 사실 미래를 얘기하려는 장르가 아니다. 현시점의 정치·경제·사회적, 인간적 난제를 상상력의 테두리 안에 넣고 역설의 해법을 찾아 나가려는 목적성을 지닌다. 사이즈와 자본력의 차이는 차치하고 할리우드의 수많은 SF 영화들, 예컨대 <듄>이나 <아바타>, 그리고 감독 봉준호의 <미키17>이 결국 미래가 아닌 현실과 과거를 더욱 명료하게 바

    2. 2

      '혁명' 그 자체인 도쿄의 예술영화관…'이미지 포럼'을 아시나요

      도쿄, 이미지 포럼늘 도쿄에 가면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다. 바로 아오야마에 위치한 ‘이미지 포럼’이다. 이미지 포럼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원더랜드’ 같은 곳이다. 작은 독립/예술영화관이지만 50여 년이 넘게 꾸준히 관객들을 이끌고 있는 곳, 주옥같은 고전과 눈이 번쩍 뜨이는 독립 영화 신작들이 혼재하는 곳, 영화를 보지 않아도 늘 관계자들과 관객들이 지난 길에 들러 보는 사랑방 같은 공간. (특별히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데 말이다).이번에 이미지 포럼을 방문했을 때도 그 작은 로비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모여 있었다. 야마가타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프로그래머, 일본 베이스의 말레이시아 감독 카 와이 림, 그리고 극장의 단골 관객들. 사실 카 와이 림 감독과는 친구 사이다. 이번 도쿄 여정이 너무 짧아서 미리 말하고 오지 않았는데 우연히 마주친 것이다 (그에게 매우 원망을 들었다). 그의 데뷔작 <After All These Years> 를 복원 상영하는 중이었다. 월요일이었지만 이날 역시 이미지 포럼은 ‘풀 하우스’였다. 이미지 포럼에서는 지금도 진화가 멈추지 않는다. 영화의, 아티스트의, 그리고 영화 문화의. 이번에는 이미지 포럼의 디렉터, 카도와키 켄지 상을 만나 이미지 포럼의 자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켄지 상은 이미지 포럼에 언제 합류했으며 현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이미지 포럼은 극장이기도 하지만 ‘이미지 포럼 무빙 이미지 인스티튜트’라는 교육 기관, 그리고 이미지 포럼 영화제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영화 문화 단체이다. 나 역시 이미지 포럼 인스티튜트에서 실험영화

    3. 3

      '67세' 심형래, 얼굴 싹 고쳤다…'안면거상 수술' 고백한 이유

      최근 유튜브 채널을 론칭한 개그맨 심형래가 팬들을 위해 관리를 해야 한다며 안면거상 재수술받은 사실을 공개했다.심형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구TV'에 '[첫 영상] 심형래 유튜브 시작합니다. 얼굴부터 뜯어고치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영상에는 심형래가 안면거상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모습이 담겼다.심형래는 "얼굴 리프팅이 아니라 거상이라고 하죠. 얼굴을 싹 리모델링하려고 한다"고 말했고, "지금도 괜찮다"는 제작진의 말에 그는 "연예인들은 관리를 계속해줘야 한다. 좋은 모습으로 유튜브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수술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이후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타난 심형래는 제작진을 향해 "우리가 이걸 잘해야 한다. 멋있게 편집해야 한다"면서 유튜브 성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수술에 앞서 간호사의 설명이 이어지자 심형래는 '재수술'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거 엄청 아프다"라고 과거 경험을 떠올렸다.그런데도 다시 수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팬들을 위해 (한다). 프로의식이 연예인들은 있어야 한다. 기왕이면 좋은 얼굴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설명했다.약 3시간의 수술을 마친 뒤 심형래는 얼굴에 붕대를 감은 채 다시 카메라 앞에 등장했고, 제작진은 "벌써 젊어지신 것 같다"며 그를 격려했다.보호자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 혼자 사는데. 아내가 어디 있느냐 약 올리냐"고 답했고, 갑자기 가수 김흥국의 사진을 보여주며 "나보다 한 살 어린데 나랑 비교가 되냐"면서 입담을 뽐냈다.한편, 유튜브 시작을 위해 안면거상 재수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