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고 자동차 보러…기업 도서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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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도서관 붐
미래의 도서관이자 '덕후'의 아지트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 요리책 1만권
재료 사서 셀프쿠킹 코너에서 요리도
CGV 라이브러리, 영화 해설 해주고 현대모터스튜디오선 자동차 시승까지
미래의 도서관이자 '덕후'의 아지트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 요리책 1만권
재료 사서 셀프쿠킹 코너에서 요리도
CGV 라이브러리, 영화 해설 해주고 현대모터스튜디오선 자동차 시승까지
서울 논현동에 있는 현대차의 현대모터스튜디오와 지난달 31일 개관한 삼성동 코엑스의 신세계 ‘별마당 도서관’도 곧 들러볼 참이다. 별마당 도서관은 장서만 5만 권을 갖췄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뜨는 기업 도서관
국내 주요 기업이 세운 ‘라이브러리’가 도서관 그 이상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책을 읽고 공부하던 그런 도서관이 아니다. 관심 분야를 더 깊이 파거나 관련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대략 1만 권 이상의 책을 갖추고 고객 개인의 취미와 감성을 발양시킬 수 있어 ‘취향의 메카’가 되고 있다.
‘덕후’의 아지트로 각광받아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국내외 주요 작품의 시나리오와 콘티북뿐만 아니라 영화 원작인 만화, 소설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현대모터스튜디오는 필수 코스다. 자동차 관련 인터넷 카페엔 “에어백, 신차 체험을 하고 자동차 정비 서비스도 받아서 좋았다” “다른 체험도 더 해보고 싶다”는 식의 후기가 빼곡하다. 지난 4월 문을 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점은 특히 부지 1만6719㎡(약 5058평)에 달하는 규모로 화제가 되고 있다.
신세계 별마당 도서관을 비롯해 네이버의 그린팩토리, 쉐라톤워커힐호텔의 워커힐 라이브러리, 대신증권 도서관 등은 오픈형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갖추고 있어 일반인이 자유롭게 들러 편하게 쉬며 독서할 수 있다. 명사들의 초청강연도 열린다. 신세계 별마당 도서관에선 이달 한 달 동안 매일 소설가 김영하,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강연한다.
공공도서관 방문자 수 추월
기업 도서관 방문자가 많다 보니 ‘라이브러리 열풍’이란 말도 생겼다. 현대모터스튜디오의 하루 평균 방문자는 3500명, 한 해 평균 127만7500명에 달한다. 네이버 그린팩토리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도 연평균 각각 65만7000명, 58만4000명이 찾는다.
일본 쓰타야서점의 기획자 마스다 무네아키가 저서 《지적 자본론》를 통해 주장한 ‘서드 스테이지(Third Stage)’ 이론에도 부합한다. 부족한 물자를 충족해주는 ‘퍼스트 스테이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세컨드 스테이지’에 이어 이제 넘쳐나는 물건과 서비스 속에서 고유한 취향과 특별한 감성을 먼저 제안하는 ‘서드 스테이지’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책과 음반은 그저 평범한 상품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삶 자체를 바꾸는 지적 자본에 해당하며 기업들은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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