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8년 불타는 바익당강 위에서 독립을 쟁취한 이후 약 1000년간 중국 왕조와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며 한 번도 무릎을 꿇지 않은 베트남의 처절한 항전과 치밀한 외교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방콕 특파원으로 수년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취재한 저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베트남 지도자들의 민족 생존을 건 고뇌와 병사들의 함성, 말들의 울부짖음이 가득한 전쟁터의 모습을 현장 기자의 시각으로 냉철하게 전달하게 싶었다고 했다. 그는 “베트남은 중국 왕조들을 적대시하지 않았지만 전적으로 신뢰하지도 않았다”며 “외교로 친선을 도모하고, 침략해오면 항전하고, 종전 뒤에는 즉시 관계 복원에 나서는 유연성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종문화사, 432쪽,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