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업무 부처별 분산, AI 등 융복합기술 정책 혼선"
한국지식재산총연합회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선언식 및 심포지엄을 열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 세계적 추세 속에서 한국이 동북아시아 지식재산 허브국가로 도약하려면 지식재산 정책 컨트롤타워인 지식재산 부처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에는 대한변리사회와 세계한인지식재산협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 관련 단체 64곳이 참여했다.
한국은 지난해 특허 출원에서 4위를 기록하며 양적 지표에선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다. 하지만 지식재산 업무가 부처별로 분산되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특허청은 2005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특허가 포함된 소프트웨어의 온라인 전송 보호를 명확히 한 법안 개정을 추진했지만 저작권만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에서는 AI, 빅데이터, 오픈소스 등 융복합 기술을 뒷받침할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종용 초대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산업재산권은 특허청이, 저작권은 문체부가, 지식재산권 보호 집행은 외교부 등이 맡으면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통치권자 직속에 컨트롤타워를 두고 집중형 지식재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8년부터 대통령 직속으로 지식재산집행조정관을 두고 특허청이 특허, 상표뿐 아니라 저작권 관리와 통상협상을 총괄하고 있다. 일본도 2003년 총리 직속의 지식재산전략본부를 신설했다.
윤 전 위원장은 특허청을 지식재산처로 확대해 특허뿐 아니라 저작권 등 모든 지식재산권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통령을 보좌해 지식재산 정책을 조정할 지식재산 보좌관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