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다른 사람 체세포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시행됐다. 자가세포로 iPS세포를 만들때보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iPS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 상용화가 5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교토대 iPS세포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지난 28일 고베시립의료센터중앙시민병원에서 다른 사람의 체세포로 만든 iPS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해 노인성 황반변성을 앓던 60세 남성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수술은 액체 형태의 망막세포를 주사하는 방식으로 시행됐다. 지난 2월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시작한 지 51일 만이다.

자가세포로 만든 iPS세포 이식수술은 2014년 70대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에게 시행됐다. 하지만 iPS세포 제작부터 이식수술까지 11개월이 걸렸고 1억엔(약 1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반면 다른 사람의 체세포를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면역거부반응이 생기지 않도록 환자의 면역형과 거의 일치하는 면역형의 iPS세포를 활용했다. 하지만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수술받은 환자의 경과에 따라 다른 사람의 체세포를 이용한 iPS세포 상용화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