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트럼프 행정부의 첫 예산안이 발표됐지만 감세안 및 인프라투자 계획 등이 빠져 있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예산안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작은 정부와 국방강화 원칙은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예산안 내용을 살펴보면 국방과 안보부문을 제외한 거의 전부문의 걸친 예산이 평균 10% 이상 삭감됐다.

분명한 것은 이번 트럼프 예산안의 핵심 공약이라 할 수 있는 감세 내용과 인프라 투자 계획이 빠져 있는 미완성 예산안이라는 측면에서 트럼프노믹스 정책의 구체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예산안을 비판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첫 예산안이 그대로 실천될지도 미지수이다. 상원에서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상원의원의 6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상원내 공화당 의석수는 52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노믹스 정책의 확인 및 구체화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모았던 트럼프 예산안은 감세안과 인프라 투자 계획이 빠져 있어 아직은 미완성이다. 즉, 트럼프노믹스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였고 과감한 재정확대 정책을 기대했던 금융시장에는 일단 실망감을 던져준 것으로 판단된다. 5월경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감세 및 인프라투자 지출 계획이 구체화되기 이전까지 트럼트노믹스 기대감이 다소 약화될 여지가 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미 중앙은행(Fed)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가 재차 확인되면서 약세로 전환된 달러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높다. 핵심 공약 내용이 빠진 예산안 제출이 트럼프노믹스 기대감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달러화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달러화 약세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또 다른 이유는 ECB와 영란은행의 통화정책 기류변화이다. ECB 드라기 총재가 "디플레 위험이 대체로 사라졌다"고 평가하면서 테이퍼링 이슈를 제기한데 이어 ECB 일부 인사는 ECB가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끝내기 이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아니면 그 이후에 인상할 것인지를 얼마 후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ECB의 통화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밖에도 네덜란드 총선에서 우려와 달리 집권당이 승리를 하면서 유럽내 정치적 불확실성 리스크가 다소 약화된 점 역시 ‘유로 강세=달러 약세’ 기대감을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요약하면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이후 지속된 달러화 랠리는 트럼프노믹스를 뒷받침할 구체적 정책 지연과 함께 유로존 및 이어징 경기회복 흐름 강화 등으로 상승 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달러화 약세는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shpark@hi-ib.com>